메르코수르, 勢 불리기 잰걸음

이스라엘·이집트 이어 팔레스타인과도 FTA
아르헨-英영유권 분쟁서도 아르헨 지지 나서

남미대륙의 경제블록인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스라엘 및 이집트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데 이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도 FTA를 맺으면서 적극적으로 '세(勢)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남대서양 포클랜드섬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아르헨티나에 대한 지지를 거듭 확인하면서 서방국가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공동이익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뭉치며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ㆍ파라과이ㆍ우루과이 등 메르코수르 4개 회원국 외교장관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교장관은 20일(현지시간)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FTA 체결 서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식에는 메르코수르 4개국 정상들과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번 FTA는 4개국 의회의 승인을 거치는 대로 발효된다. 메르코수르가 팔레스타인과 FTA를 체결한 것은 팔레스타인의 주권국가 수립과 유엔 등 국제기구 가입노력을 지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팔레스타인의 경제적 자립도 돕기로 했다. 라틴아메리카통합기구(ALADI)는 "메르코수르ㆍ팔레스타인 FTA 체결은 경제는 물론 정치ㆍ외교적으로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메르코수르가 팔레스타인 주권국가 건설을 지지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코수르는 팔레스타인에 앞서 이스라엘 및 이집트와 FTA를 체결했다. 메르코수르는 이스라엘에 이어 팔레스타인과 FTA를 체결한 것과 관련, "남미지역이 중동 문제에 대해 균형적 시각을 가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메르코수르는 포클랜드섬을 둘러싼 아르헨티나와 영국 간의 영유권 분쟁 문제와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몬테비데오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를 통해 포클랜드 선박의 자국항구 이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영국이 점령한 포클랜드의 선박은 우루과이 항구를 이용할 수 없다"며 "포클랜드 영유권 분쟁에서 아르헨티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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