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 탁구 국가대표, 자오즈민(焦志敏ㆍ50ㆍ사진). 국내에선 아직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남편 안재형 선수와의 국경을 뛰어넘은 사랑으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베이징의 옴니텔차이나 사옥에서 만난 자오즈민은 사업가로 성공적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는 현재 옴니텔차이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20년 이상 탁구를 쳤지만 지금은 "마지막으로 탁구를 친 게 한 달 전"이라고 말할 만큼 탁구보다는 회사의 미래에 온 관심이 쏠려 있는, 영락 없는 기업인이다.
옴니텔차이나는 국내 코스닥기업 옴니텔이 지난 2004년 중국에 설립한 콘텐츠 서비스 업체다. 김경선 옴니텔 대표가 CEO를 물색하던 중 마침 '탁구 말고도 잘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하던 자오즈민과 연이 닿았다. 자오는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가진 최대주주다.
그는 최근의 중국 시장에 대해 "사업에서 '관시(關係ㆍ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 같지는 않다"며 "좋은 제품과 좋은 문화를 갖춘 기업이 소통과 신뢰를 위해 노력하고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업가로 변신한 지 벌써 10년, 자오 CEO의 최대 고민은 또다른'변신'이다. 옴니텔 차이나는 지난 수 년간 현지 이동통신사에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등을 공급해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이 사업은 사양산업이 됐다. 자오 CEO는 "모바일 인터넷 비즈니스에 걸맞게 조직을 개편하고, 게임과 영상ㆍ전자책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며 "파트너인 중국 이동통신사들에 맞춰 변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변신을 위한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옴니텔 차이나의 지난해 매출액은 200억원, 직원도 180여명이나 된다. 자오 CEO는 "지난해 매출 중 벨소리와 게임, 단문메시지(SMS)의 비중은 각각 22~25%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수익의 80%가 벨소리, 통화연결음에서 나오던 2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사업모델이 다각화된 셈이다.
옴니텔 차이나는 2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중국 이동통신 부가서비스 시장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로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