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국내 통신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美 컨설팅社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가 앞뒤가 맞지 않는 시장예측 자료를 내놓아 내용의 신빙성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컨설팅 전문회사인 부즈앨런 & 해밀튼社는 최근 정통부에 제출한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의 고도화를 위한 바람직한 정책방향'이란 최종 보고서를 통해 향후국내 통신업체의 시장점유율 변화 전망치를 서로 엇갈리게 제시해 관련 업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현재 가입자가 1천2백만명을 돌파해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이동전화(휴대폰)의시장 점유율에 대해 부즈앨런 보고서는 오는 2000년에 SK텔레콤이 39%로 떨어지고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 한솔PCS가 각 16%, 신세기통신은 13%의 점유율을 보일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그러나 2002년이 되면 SK텔레콤(경쟁사A)은 점유율이 42.6%가 되고 경쟁사B 15.5%, 경쟁사C 15.2%, 경쟁사D 13.9%, 경쟁사E 12.8%로 될 것이라고 밝혀 서로 앞뒤가 맞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5개 업체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이 현재 45% 점유율에서 2000년에 39%로 떨어지고 다시 2002년에 42.6%로 될 가능성이 적은데다 2위 자리를 노리는 업체들도 점유율을 최소 20∼30%대를 잡고 있기 때문에 보고서 내용과 같은 구도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 보고서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또 다른 대목은 시외전화. 보고서는 2000년에 시외전화 점유율이 한국통신 80%, 데이콤 12%, 온세통신(내년 시장참여예정)4%, 음성재판매업체 4%로 내다봤으나 2002년에는 한국통신이 88.5%로 높아지고 경쟁사A(데이콤) 11.5%로 제시해 온세통신과 음성재판매업체들은 아예 제외시켜 버렸다.
보고서는 이어 무선호출(삐삐) 시장 예측에서 97년의 경우 SK텔레콤 52.7%, 서울이통 16.7%, 나래이통 16.7%, 기타 13.9%라고 소개하고 2002년이 돼도 이같은 구도는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봐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최종 보고서가 그동안 무성하게 나돌던 통신업계 구조조정 문제는 거의 거론하지 않은채 지배적 사업자인 한국통신만 겨냥한 점도 이해하기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