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제과 외국社서 인수할듯
해태제과 매각 일정이 가시화하면서 새 주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와 채권단에 따르면 이날까지 외국 메이저 식품회사들을 포함한 24개 외국 기업이 채권단측에 인수의사를 전달했으며, 당초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롯데제과는 인수의사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네슬레, 나비스코 등 외국 메이저 식품회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향후 업계에 미칠 파장을 계산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외국업체가 인수할 경우 업계 판도 자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세계 1위의 식품회사 네슬레가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커피와 이유식 등을 판매하는 네슬레는 모 제과업체와 합작 생산까지 검토했을 정도로 제과, 빙과 시장에 관심을 가져왔다.
네슬레가 해태제과를 인수할 경우 전국 유통망을 이용, 과자, 빙과류 시장점유율을 단숨에 30%까지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동서식품과 양분해왔던 커피시장에서도 우위에 서는 것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한 종류의 제품들까지 시장에서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 국내 빙과, 제과 시장은 냉장고 임대로 운영돼 해태제과, 롯데제과, 롯데삼강, 빙그레, 크라운제과 등 몇몇 업체들이 높은 진입장벽을 쌓고 있었다.
또 다른 후보로 거론됐던 나비스코는 작년 6월 필립모리스사에 매각되는 등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어 네슬레에 비해 국내진출에 신경 쓸 틈이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빙과, 식품업체에 대한 인수 합병 의사를 표명했던 유니레버도 우선은 화장품, 생활용품 시장에 전념한 뒤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후보군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동양제과도 해태제과에 관심은 갖고 있지만 자금여력이 안 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제과시장에 네슬레가 진출하면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임금 체계 변화 등 부수적인 변화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