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08 IT시장] 융합… 영역파괴… 대변혁 온다

유·무선 짝짓기 본격화로 시장 재편 불가피


2008년 무자년(戊子年)이 밝았다. 신년 국내 통신 및 정보기술(IT) 시장은 ‘융합’이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대변혁의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기존 패러다임의 붕괴, 신질서의 창조 등과 같은 단어들이 올 한해 가장 어울리는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 ‘올인원(All in One)’ 추세는 역으로 공통의 서비스를 수많은 주변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로 이어지면서 더 이상 영역간 구분을 필요없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는 ▦결합 상품의 등장으로 인한 유ㆍ무선 통합 ▦인터넷(IP)TV 등장에 따른 방송과 통신의 융합 ▦와이브로와 초고속데이터패캣접속(HSDPAㆍHSUPA)ㆍ인터넷전화(VoIP)로 인한 음성과 데이터의 통일 인터넷TV(IPTV)의 활성화 ▦ 하나의 단말기로 이동통신 회사를 옮겨 쓸 수 있는 ‘통합가입자인증모듈(USIM) 개방’ 등으로 구체화될 조짐이다. ◇하나로텔레콤 날개 단 SK텔레콤 지각변동 가져오나= 신년 IT 및 통신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하나로텔레콤을 품에 안을 SK텔레콤의 행보다. 이동통신의 절대 강자 SKT가 유선 2위ㆍ인터넷TV 1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파격적인 유ㆍ무선 결합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KT 그룹과 LG텔레콤 그룹 역시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발벗고 나설 것이고 이는 결국 ▦KT-KTF 합병 또는 KT의 지주회사로의 전환 ▦LG데이콤ㆍLG파워콤 합병 등으로 이어져 시장질서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VoIP도 올해 통신시장을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KT와 LG데이콤이 올해 각각 100만명, 140만명의 가입자 확보라는 목표를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데다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 ▦VoIP 망 이용 대가 약 30% 인하 ▦통화 품질보장 제도 도입 등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USIM 개방 시기 및 보조금 규제 일몰은 올 한해 통신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요인으로 주목된다. ◇IPTV ‘융합’ 선도주자로 나설 듯= 신년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방송ㆍ통신산업 융합의 꽃인 IPTV다. 4년간의 진통 끝에 지난해 말 극적으로 법제화에 성공한 IPTV로 별개의 시장으로 분리됐던 방송과 통신은 이제 서로를 경쟁대상으로 여길 수 밖에 없어졌다. 통신업계는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방송영역에 대한 공략에 나설 것이고 케이블방송업계는 수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포털과 셋톱박스업계, 그리고 신문ㆍ방송사까지 IPTV 시장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전망이어서 시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간 영역 붕괴는 곧 기술간 구분이 없어짐을 의미한다. 따라서 IT와 BT, NT 등은 의료와 가전, 교육, 건설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한 결합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명박 당선자도 융합기술을 향후 대한민국 주력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한 바 있어 실용정부 내에서 기술과 영엽의 결합은 더욱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진출 봇물 예상… 정부조직 개편도 관심= 해외시장 공략도 관전 포인트중 하나. SKT의 경우 이미 한번 실패하기는 했지만 미국 이통시장 진출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프린트넥스텔이 와이브로 전국망 사업을 분사하면서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SKT의 참여 여부가 또 한번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KT와 KTF도 이미 신년 주요사업중 하나로 해외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어 앞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중앙아시와와 동남아 등 이머징마켓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직 개편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를 합쳐 ‘정보미디어부(또는 문화미디어부)’로 통합되거나 ▦산업자원부 ▦과학기술부 ▦문화관광부 등 각 부처에 산재 돼 있던 관련 정책 기능을 한 곳으로 모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당선자는 규제보다 시장원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올 한해 통신 및 IT 시장에서 일어날 지각변동은 더욱 큰 폭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