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貨 ‘무질서 하락’ 위험 경고

지금까지 그나마 점진적으로 진행돼왔던 달러 하락이 앞으로 `변동성이 큰(disorderly)` 패턴으로 급락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곧 세계 경제 전체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이 7일 경고했다. IMF는 특히 달러 하락이 급락할 경우 환율조정 과정이 무질서하게 진행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IMF는 감세 정책이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역효과가 훨씬 크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IMF가 지적한 감세 정책의 역효과는 크게 두가지. 먼저 감세 정책을 통한 재정적자 확대는 결국 달러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되고, 이는 달러 표시 자산 보유 기피→재정ㆍ경상 적자 불안 가중→달러가치 신뢰 저하의 악순환을 낳게 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특히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비율이 높은 현 상황에서 이러한 신뢰 저하는 미 경제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고, 나아가 달러 하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은 세계 경제 전체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IMF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재정ㆍ경상 적자)로 인해 앞으로 달러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며 “환율 조정이 무질서하게 진행되며 금융시장에 불안을 낳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정적자로 인해 국채 발행 물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미국 내 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감세 정책의 부작용으로 지적됐다. 미국의 금리 상승은 전 세계 동반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기업들의 금융 비용 부담을 증가, 회복세에 있는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행정부는 이날 IMF 보고서에 대해 이미 부시 행정부는 향후 5년 안에 재정적자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며 재정적자에 따른 경제 위기 가능성을 일축했다. 지난 해 말 현재 미국의 재정적자는 약 3,74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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