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국내 은행들에 연말까지 중장기 외화차입을 대출의 110% 수준으로 맞추라고 권고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국내 18개 은행에 지도공문을 보내 만기 1년 초과 중장기 외화차입-대출 비율(대출 대비 차입 비율)을 110%로 맞출 것을 권고했다. 이는 약정 만기 1년 초과 외화대출이 100억달러라면 1년 초과 차입 규모를 11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의미다.
국내 은행들이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조달한 중장기(만기 1년 초과) 외화차입 규모는 약 100억달러선이며 평균 중장기 외화 차입-대출 비율은 105%선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중장기 외화자금조달 비용이 올라 은행들이 단기 자금조달에 주력한데다 외국 투자가들이 잇달아 한국의 유동외채비율이 높다고 지적함에 따라 감독기준보다 높은 중장기 외채비율을 유지하도록 했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은행은 이 비율을 80% 이상으로 유지하면 된다.
유동외채 비율은 단기 외화채무에 잔존 만기 1년 미만 장기 외화채무를 더한 유동외채를 외환보유액으로 나눈 것으로 4월 말 현재 89%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91%보다는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다는 게 해외 투자가들의 지적이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가 터지기 전에 은행권의 중장기 외채비율은 120% 수준이었다”며 “우선 연말까지 110%를 넘도록 하고 점진적으로 목표를 높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최근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크게 하락하는 등 외화차입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에 은행들이 권고치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