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신뢰도 깎아먹는 쿠시먼 시장 보고서




지난 22일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2·4분기 오피스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에도 임차인이 유리한 시장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부분의 오피스 시장 전문가들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올 초부터 계속돼온 것이기도 하다. 오피스 시장의 공급 과잉과 공기업의 지방 이전 등으로 남아도는 오피스 공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쿠시먼은 불과 두 달여 전인 5월17일 발표한 1·4분기 보고서에서는 지금과 정반대의 시장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쿠시먼은 "오피스 공급량이 줄어드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으로 임대인이 협상력을 지니는 임대인 위주의 시장으로 전환되는 과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쿠시먼이 1·4분기 보고서를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오피스 시장 전문가들은 쿠시먼의 전망에 동의하지 못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컨설팅회사마다 분석하는 오피스빌딩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당시 보고서 내용은 시장 흐름과는 맞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과 1분기 만에 시장 전망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쿠시먼의 보고서에 대해 일각에서는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업용 빌딩의 임대대행과 매각대행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쿠시먼이 임차인보다 임대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을 전망했다는 것이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매도 리포트가 잘 나오지 않는 현상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며 "아무래도 임대인들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간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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