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의견을 통일한 후 새정치민주연합을 압박하고 나섰다.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반드시 개혁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다. 이번주 내 여야 간사 회동 등이 예정돼 있어 협상의 '터닝포인트'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정청 회동에서) 5월2일 여야 합의안을 존중하겠다는 것으로 달라진 게 없다"며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의 여야 간사들이 만나는 등 (대화) 채널을 자꾸 살려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청와대로부터 확실히 협상 재량권을 얻었다는 입장이다. 지난 15일 심야 고위급 당정청 긴급 회동에서 앞서 2일 여야가 합의한 개혁안을 당정청이 존중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인상은 국민의 동의를 얻어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해 결정하기로 입장을 조율했다. 그동안 합의문을 놓고 벌어진 당정 간 이견 정리를 끝낸 것이다. 여당의 강화된 협상력은 20일 공무원연금특위 간사 회동에서 확인될 예정이다.
관건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하는 방안에 대한 '출구'다. 새정연 내에서는 기초연금 인상을 통해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방안이 제시되면서 기초연금이 지지부진한 공무원연금 협상을 풀 카드로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강기정 새정연 정책위의장이 "어떤 것과도 공무원연금을 연계하지 않겠다"며 기초연금 카드를 부인했다. 새누리당 역시 연계 불가 방침을 내세워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결국 여야 당 대표의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연 대표는 17일 광주에서 열리는 5·18 전야제에 참석한 데 이어 18일 오전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양당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논의할 수도 있다.
한편 앞으로 10일 남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처리되지 않을 경우 총선 국면과 겹치면서 19대 국회 내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28일 본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