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계좌수 두달 연속 줄었다

2005년이후 처음… 적립식 자금유입폭 4월來 최저로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펀드 계좌 수가 두달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판매 잔액은 소폭 증가했지만 일반인들이 주로 많이 가입한 적립식펀드의 경우 지난해 4월 이후 자금유입폭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0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펀드 계좌 수는 총 2,481만1,039개로 전월보다 13만6,036개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펀드 계좌 수가 두달째 줄어든 것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일반인들이 주로 가입한 적립식 펀드 계좌 수가 전월 대비 8만8,766개 줄었고 거치식펀드도 4만7,270개 감소했다. 국내 펀드 계좌 수는 2006년 1월 1,000만개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2,000만개를 넘어서는 등 급증했다. 하지만 올 들어 하락장이 지속되면서 증가폭이 완연히 둔화됐고 급기야 7월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펀드 판매 잔액은 소폭 늘었지만 증가폭만 놓고 보면 확연히 규모가 축소됐다. 8월 말 기준으로 적립식 펀드 판매 잔액은 74조8,784억원으로 전월보다 3,719억원 늘어났으나 증가폭은 2007년 이후 월별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전체 펀드 판매 잔액의 경우 3조6,242억원 증가한 354조원을 기록했지만 유입자금 대부분이 연기금 관련 머니마켓펀드(MMF) 자금과 일부 거치식 파생상품, 부동산 펀드 등에 집중됐다.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줄로서 펀드의 역할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입을 조사한 결과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를 합쳐 19일부터 26일까지 6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됐다. 누적 액수만 5,492억원에 달한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19일부터 연속 6거래일간 2,116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고 해외 주식형펀드는 18일부터 7거래일 연속 3,66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극도로 위축된 투자심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구제금융법안 부결에도 이날 국내 증시가 1,400선을 지켜낸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위축된 시장 상황을 오히려 투자 기회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은 “과거 9ㆍ11 사태 당시 미국을 돌이켜보면 환매보다는 오히려 하락기를 펀드 가입 및 주식투자의 시점으로 여겼다”며 “당장의 하락에 연연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서 현 시점을 투자의 적기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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