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경제회생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통화공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로 인해 올해 엔화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현재로서는 일본은행이 인플레를 촉발시키는 통화공급 확대책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겠지만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일본이 결국 소비진작을 위해 통화량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미국이 일본에 대해 재정지출만으로 경기자극효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통화공급 확대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12일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달러당 114엔대인 엔화 가치가 연말께 130엔에서 최대 175엔대까지 떨어질 것이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은 이같은 엔화 폭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은행이 돈을 더 찍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해지고 있다.
바클레이 캐피털사의 일본 전문가인 디스몬드 서플은 『일본이 경제를 회복하려면 통화공급 확대가 시급하다』면서 『엔화 가치는 1달러당 140엔이 적정환율이며 연말껜 175엔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레이만 브라더스사의 러셀 존스는 『올해 중반께 일본이 통화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연말께 달러 가치가 달러당 130엔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고평가된 통화가치를 유지하면서 경제회생을 도모하는 것은 폭풍우 속에서 불을 지키려는 것과 같다』면서 『취약한 경제와 강한 통화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결국 통화공급을 늘릴 수밖에 없어 엔화가치도 크게 하락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직은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엔화 가치가 이처럼 폭락할 경우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경제의 회복이 아시아 위기 타개에 도움이 되겠지만 엔화 약세는 수출에 성장기반을 둔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그 이상의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특히 엔화가치 하락이 아시아국가 통화의 동반 하락과 함께 최악의 경우 중국 위안화 절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