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국내 카지노 역사상 최대 액수의 잭팟 당첨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기로 한 안승필(왼쪽)씨가 이승진 카지노호텔 본부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선=연합뉴스 |
|
"비록 배움은 짧지만 평소 교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었던 소망이 뜻하지 않은 행운과 함께 실현돼 기쁨니다."
강원랜드 개장 이후는 물론 국내 카지노 역사상 최대 액수의 잭팟을 터뜨린 안승필(60)씨가 17일 당첨금 7억6,680만원 전액을 KAIST에 기부했다.
안씨는 이날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를 방문해 "한국 과학 발전을 위해 당첨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겠다"며 "예상하지도 못했던 거액의 잭팟에 당첨되고 나서 불우이웃 돕기 등 많은 생각을 했으나 과학 발전이 중요하다는 방송을 보고 KAIST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말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한 후 당첨금을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직원 6∼7명 규모의 면직물사업을 하는 그는 1997년 외환위기로 한때 40억원대에 이르는 빚을 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빚을 대부분 갚았다는 그는 "처음에는 당첨금으로 남은 부채를 정리할까 생각도 했지만 빚은 열심히 일하면 모두 갚을 수 있고 해서 어제 가족의 동의를 구했다"며 "남은 빚을 다 갚고 사업을 정리하면 다시 한번 과학 발전을 위해 기부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5일 오전 최대형 잭팟의 주인공이 됐던 그는 하룻밤을 강원랜드호텔에서 지내고 다음날인 16일 서울로 올라갔다가 이날 오전 기부를 위해 다시 강원랜드로 돌아왔다. 그는 16일 오후5시께 서울에서 전화로 강원랜드 직원에게 당첨금 기부 의사를 처음 밝히고 15분 후에 다시 전화를 걸어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원랜드는 안씨의 손을 핸드페인팅으로 제작해 행운과 기부의 의미를 담아 카지노 영업장에 영구 전시하기로 했다. 또 강원랜드호텔 무료 숙식권, 골프장 이용료 면제, 콘도 50% 할인(이상 1년간)과 10년간 강원랜드 모든 시설 이용료 50% 할인 등 푸짐한 선물을 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