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분당 ‘중대고비’ 맞아

민주당이 신당창당을 둘러싼 갈등으로 마침내 분당(分黨)의 중대고비를 맞이했다. 신ㆍ구주류는 26일 상대측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신주류 주도의 신당창당을 결의할 당무회의 표결에 대비, 세력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주류측은 오는 28일 신당추진모임을 열어 신당추진안을 확정, 30일 당무위원회에 추진안을 공식 상정하고 몇차례 논의를 거쳐 늦어도 다음달 말쯤 당 공식기구로 신당추진위를 발족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구주류측은 신주류측의 이 같은 방침이 당 공식기구 논의ㆍ의결 등 절차를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당의 존폐와 관련된 민주당 해체 및 신당창당은 임시전당대회를 열어 결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28일 신당추진모임이 민주당 분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주류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은 26일 “구주류쪽 사람들은 몇명 안된다”며 “지난번(21일) 12명이 모이고 한화갑 전 대표 1명이 가세한데 불과해 신당추진에 별 문제가 없다”며 신당창당을 예정대로 추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오는 28일 연찬회에서 신당 세부안을 마무리하고 6월초 당무회의를 열 것”이라고 향후일정을 밝혔다. 당권파로 분류돼온 이상수 총장은 “신당논의는 뒷걸음질 칠 수 없다”면서 “신당에 대해선 국민적 대의가 있기 때문에 당내 80%가 신당에 동참할 것이며 마지막까지 잔류하는 사람은 털고 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분당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 측근인 이강철 대구시지부장 내정자는 지난 19일 박상천ㆍ정균환ㆍ유용태ㆍ최명헌ㆍ김옥두의원 등 `신당배제 5인`을 거명한데 이어 26일 “신당은 대세이기 때문에 한화갑 전 대표의 협력없이도 잘 될 것”이라며 신당안을 반대할 당무위원 `15인`을 거명했다. 그가 당무위원 명단을 꺼내들고 지목한 15인은 김경천ㆍ김옥두ㆍ김충조ㆍ박상천ㆍ박종우ㆍ유용태ㆍ이윤수ㆍ이훈평ㆍ장성원ㆍ정균환ㆍ장재식ㆍ최명헌ㆍ추미애ㆍ한화갑ㆍ윤철상 의원 등이다. 또 입장 미정 당무위원으로 강운태ㆍ김성순ㆍ송영진ㆍ조순형ㆍ유재규ㆍ이협ㆍ최재승 의원 7명도 거명했다. 반면 한화갑 전 대표의 신당불참 선언으로 입지가 강화된 구주류측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구주류 핵심인 정균환 원내총무는 대의원 및 지구당 핵심당직자 등 당원 5만여명에게 `전국의 당원동지들께 드리는 글, 당을 지켜주십시요`라는 서신을 보내 신주류측 신당창당 움직임을 “당권장악 음모”, “폭거”, “신지역주의”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정 총무는 “신당파 의도는 `민주당 정통파`를 반개혁ㆍ부패세력으로 몰아 배제하고 당원ㆍ대의원ㆍ전통적 지지층을 물갈이해 당을 변질시키고 탈(脫)DJㆍ탈호남화해 당의 주도권을 빼앗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자회견을 통해 “신주류가 실질적으로는 범개혁 단일정당을 추구하면서 민주당내 중도 보수파를 합류시키기 위해 통합신당을 내세우는 것은 마치 `뻐꾸기가 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고 날아가겠다`(托卵)는 이치로 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천 최고위원, 정균환 총무 등 구주류측 주축의 `민주당 정통성을 지키는 모임(정통모임)` 중진의원들은 금명 회동, 한 전 대표의 신당불참 선언에 따른 대책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박 위원과 정 총무는 25일 밤 전화협의를 갖고 한 전 대표의 불참 선언이 `정통모임`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한 전 대표측과 연대방안을 강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통모임 회장인 박 위원은 “만일 한 전 대표가 저쪽으로 갔다면 아주 곤란해지지 않았겠느냐”며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구주류측은 다만 분당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막아야 한다며 신주류측과 대화창구는 열어놓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천 위원은 조만간 신주류 좌장이자 신당추진모임 의장인 김원기 상임고문과 회동할 예정이다. <안의식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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