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오락이 아니다`
미ㆍ영의 서방측 방송들이 연합군의 승전보를 전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카타르의 알자지라 위성 방송은 전쟁으로 인한 이라크인들의 참상을 가감 없이 방영, 전쟁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이 방송은 최근 바스라 공습으로 두개골이 훼손된 어린이의 시신을 생생하게 보도, 아랍세계는 물론 전세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전세계인들이 CNN을 통해 미국의 첨단 무기가 불을 뿜는 장면만을 목격해야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
또 알 자지라 방송은 바스라와 모술 등 연합군과 이라크의 최대 격전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취재 활동을 벌여 보도 내용과 신속성, 정확성 면에서도 CNN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이 같은 알 자지라의 속보들은 미국의 심리전에도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미국측이 “모든 전폭기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안전하게 귀환하고 있다”고 발표하고 있는 동안 이 방송은 이라크 군이 티그리스 강변에서 미 전폭기 조종사를 수색하는 모습을 방영한 것이 한 예. 또 미국측이 이라크 육군 51시단 사령관 알 하셰미 준장이 사단 병력 전체를 이끌고 투항했다고 말하고 있을 때 하셰미 준장의 인터뷰를 방영, 미국의 주장을 뒤엎기도 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