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제작 역사상 악명높은 중앙정보국(CIA)의 내부가 공개된다. `첩보원 사육장`이라 불리는 `더 팜(The Farm)`이라고 불리는 CIA 첩보요원들의 발탁과정, `첩보원 게임`을 위한 준비 및 훈련과정, 비밀로 가득한 첩보세계에서 벌이는 그들만의 생존게임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암투…
브에나비스타 배급으로 14일 개봉될 영화 `리크루트`에서다. CIA는 영화 촬영을 위해 본부 방문을 허락하는가 하면 현직 대변인인 체이스 브랜든이 직접 자문에 나서기도 했다.
주인공 제임스 클레이튼(콜린 파렐)은 명문 MIT공대를 졸업한 컴퓨터의 귀재. 스스로 개발한 컴퓨터 시스템을 델 컴퓨터 직원에게 설명하러 나갔다가 CIA 요원을 선발하고 훈련시키는 교관 월터 버크(알 파치노)의 눈에 띄어 지원을 권유받는다.
서류시험을 거쳐 요원 후보로 선발된 제임스. `사육장`이라 불리는 악명 높은훈련소에서 고된 훈육을 견뎌내다가 막판에 고문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동료의 이름을 대는 바람에 퇴소를 통보받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자괴감에 빠져 있는 그에게 월터가 다가와 비밀요원으로 삼기 위해 `작전상` 탈락시켰다면서 임무를 부여한다. 함께 훈련받은 레일라 무어(브리짓 모이나한)는 CIA의 비밀을 빼내기 위한 이중간첩이므로 그가 누구에게 보고하는지 알아내라는 것.
`노 웨이 아웃`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로저 도널드슨 감독은 쿠바 위기의 진상을 추적한 `D-13`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실적인 화면만으로도 긴박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거듭되는 반전이 막판에 관객의 허탈감을 자아낸다. 명배우 알 파치노의 연기와 그와 당당히 맞대결을 펼친 콜렌 파렐의 배짱있는 연기가 돋보인다. 12세 관람가.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