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골라LNG 투기행보에 '몸살'

지난달말 대한해운 10% 웃도는 지분 처분등 2003년부터 멋대로 투자로 2,000억원 챙겨
업계 "주가 급등락 하고 경영권 불안 시달려"



해운업계, 골라LNG 투기행보에 '몸살' 지난달말 대한해운 10% 웃도는 지분 처분등 2003년부터 럭비공 투자로 2,000억원 챙겨업계 "주가 급등락 하고 경영권 불안 시달려"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지난달말 대한해운 본사에는 갑자기 비상이 걸렸다. 대주주인 골라LNG가 이날 대한해운 주식(106만3,623주)을 매각해 지분율이 21.09%에서 10.46%로 떨어졌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10%를 웃도는 막대한 지분을 누가 가져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ㆍ합병(M&A) 위협에 시달려온 회사 입장에선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며“모든 채널을 동원해 인수자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국내 해운사들이 노르웨이계 해운사인 골라LNG의 럭비공식 투자에 잔뜩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골라LNG가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지지않고 치고 빠지기 일쑤”라며“마치 짙은 안갯속을 정처없이 항해하는 기분”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말부터 프레드릭슨이 이끄는 골라LNG사가 국내 주요 해운업체 주식을 잇따라 매매하며 챙긴 투자수익은 2,000억원을 훨씬 웃돌고 있다. 하지만 골라LNG가 해당 회사의 지분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는가 하면 경영권 불안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해운의 경우 대표적인 사례다. 골라LNG는 지난 2003년말부터 2004년 6월까지 평균 매입단가 1만9,700원에 대한해운 주식을 사들인 뒤 지난 4월 하순 보유지분 절반 가량을 주당 6만6,000원에 매각하며 46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겼다. 골라LNG가 현재 보유중인 대한해운 지분의 평가익(4일 종가 7만1,700원 기준)만 543억원에 달한다. 투자 3년여만에 대한해운 한 회사로만 1,000억원이 넘는, 수익률 200% 이상의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렸다. 한진해운도 대한해운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2004년 11월 한진해운 지분 5.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한 골라LNG는 지분을 8.7%까지 꾸준히 늘렸다. 그러나 골라LNG측은 지난해 10월 지분 전량을 이스라엘 해운갑부인 새미 오퍼에게 200여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며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한진해운은 누가 지분을 장외에서 매입했는지를 확인하느라 한동안 분주하게 정보를 수집해야 했다. 현대상선은 골라LNG의 지분 매각과정에서 생긴 앙금으로 현재 소송까지 진행중이다. 골라LNG는 지난해 4월 장외 거래를 통해 현대상선 주식 2,750만주(당시 지분율 26.7%)를 4,950억원에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에 매각하며 641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렸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골라측이 지분 10% 이상을 소유한 주요주주로 주식을 매수한 뒤 6개월 이내에 매도한 이익을 그 해당 법인에 반환해야 하는 증권거래법상 124억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이를 수용하지 않자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 골라LNG는 이밖에 STX팬오션의 지주회사인 ㈜STX도 11.8%를 보유하고 있다. 총 매수가격은 약 900억원대지만 4일 종가 3만4,300원을 기준으로 평가액이 1,371억원에 달해 470억원가량의 차익을 올렸다. 이에 맞서 한진해운은 지난해 대한해운 및 일본 K-라인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등 경영권 위협에 공동대응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국제해운 시황에 밝은 골라LNG같은 해외 해운재벌들이 국내 해운사의 주식투자를 통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지만 대주주로서 책임은 지지 않고 있다”며 “근거없는 M&A설까지 퍼지면서 회사 경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력시간 : 2007/05/0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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