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받는 평균 월급이 시내버스기사보다 무려 100만원 가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질적인 공급과잉과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운송업계에서조차 운전기사간 ‘소득 양극화’ 현상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가 최근 시의회 문진국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운송업계의 운전기사 임금은 시내버스기사가 가장 많고 마을버스기사ㆍ택시기사가 그 뒤를 이었다.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월평균 급여(평일 22일+휴일 4일 근무 기준)는 ▦기본급 114만2,944원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등 76만6,292원 ▦월평균 상여금 57만1,472원 ▦기타 16만8,496원 등 모두 264만9,204원에 달했다. 반면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경우 시내버스기사와 동일한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합쳤을 때 월급여가 164만원 정도였다. 특히 택시기사의 임금 수준은 이보다 더 낮아 기본급 95만9,985원에 1일 초과 수입금의 60%를 지급받는 성과급 58만9,680원(월 26일 기준)을 합쳐도 154만9,665원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시내버스기사의 경우 지난해 7월 버스 준공영제 도입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고 있지만 택시업계는 경기침체와 대리운전 확산, 지하철 심야연장 운행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승객은 계속 감소하는 반면 현재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법인ㆍ개인택시 포함) 수만 7만2,000여대에 달해 택시 공급과잉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시가 올해에만 700여대의 모범택시를 일반택시로 전환시키면서 일반택시의 공급과잉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시 교통계획과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택시가 차지하는 교통수단별 수송분담률은 지난 96년 10.4%에서 2002년 7.4%, 2004년 6.6% 등 해마다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택시업체 D사의 운전기사 윤모(36)씨는 “시가 계산한 154만원조차도 일반 택시기사들이 실제 받는 월급보다 훨씬 부풀려져 있다”며 “몸이 아파 며칠 일을 빠질 경우 손에 쥐는 돈은 90만원도 채 안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는 ‘실차율’은 59%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