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크게 줄어 썰렁…"최대성수기 앞두고 날벼락"

■ 메르스 비상 직격탄 맞은 인천 카페리업계
단체관광 예약 잇단 취소… 카페리 이용률 절반 급감
"사태 장기화땐 폐업 속출"… 인천지역 선사 전전긍긍
관광공사, 방한 취소 외국인 관광객 "총 2만명 넘어"

텅 빈 인천 국제여객터미널, 메르스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 5일 중국 톈진에서 인천 국제여객터미널로 입항한 중국인 관광객이 마스크를 쓰며 입국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시끌벅적하던 입국장이 관광객이 없어 썰렁하기만 하다. /인천=이호재기자

5일 오후3시 인천항 내항 2부두 제2국제여객터미널. 전날 오전11시 중국 톈진항을 출발한 진천항운 소속 천인호가 항에 닿자 저마다 마스크를 쓴 중국인 관광객이 빠져나왔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며칠 새 크게 줄면서 한눈에 보기에도 썰렁한 모습이다. 그들은 서둘러 짐을 챙겨 마련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진천항운 관계자는 "당초 400여명이 예약했으나 며칠 새 112명이 예약을 취소해 288명만 들어왔다"며 "한창 성수기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중국과 한국을 오가는 인천의 카페리 업계도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카페리 선사들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만선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5월부터 여행객이 전세기를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카페리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소폭으로 빠지더니 급기야 최근에는 중국 양쯔강 여객선 침몰 사고에 메르스까지 덮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메르스 확진 환자가 몰래 홍콩과 중국으로 출국한 후 한국에 대한 중국인의 감정이 나빠지면서 한국 여행을 취소한 중국인이 7,000명을 넘어서는등 메르스 후폭풍이 카페리 선사들을 거세게 덮치고 있다.

실제로 선양과 단둥·옌지 등 중국 동북3성의 관광객을 주로 태우는 진천항운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번에 400~500명의 단체 관광객을 실어날랐으나 이달 들어서는 200~300명으로 급감했다. 이 회사 단체 관광객 예약을 담당하는 공선희(32)씨는 "2일 확정된 단체 관광객 명단에서 또 40~50명이 빠졌다"며 "이달 들어 전화로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더 확대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다롄을 운항하는 대인페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요즘 들어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여행을 꺼리고 있는 것이 예약률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대인페리 관계자는 "요즘 중국인 관광객이 메르스 확산 여파로 카페리를 이용해 인천으로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카페리 이용률은 평상시의 절반으로 보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나마 지금은 몇 개월 전에 예약해서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인천~옌타이 항로를 운항하는 한중페리도 6월 예약한 관광객 수가 모두 2,500명에 이르렀으나 현재 800명이 예약을 취소한 상태다.

인천의 카페리 업계는 메르스 사태가 단기간에 진정되지 않을 경우 중국 단체여행객 급감 속도가 너무 빨라 도산하는 업체까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카페리 업체 관계자는 "6~8월 성수기 때는 온종일 전화통에 불이 날 정도로 바빠야 하는데 요즘 메르스 공포 때문에 모든 업체가 여행객이 빠질까봐 전전긍긍하고 하고 있다"며 "자칫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는 선사들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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