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벌크해운사인 STX팬오션의 공개매각이 무산돼 산업은행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개매각을 추진 중인 STX팬오션은 이날 오후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 받았지만 단 한 곳도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초 STX그룹은 두 곳 이상이 STX팬오션에 대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면 공개경쟁입찰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업 불황과 5조원에 달하는 STX팬오션의 부채 등이 부담으로 작용해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외국계 펀드와 삼성SDSㆍ현대글로비스ㆍCJㆍSK 등이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이에 따라 STX팬오션은 산업은행에 인수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STX팬오션 공개매각이 실패할 경우 사모펀드(PEF)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STX그룹 주채권은행이면서 STX팬오션 지분 14.99%를 보유한 2대주주다.
공개매각이 불발로 끝나면서 STX팬오션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STX그룹의 전략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STX그룹 입장에서는 STX팬오션 매각이 흥행 속에 이뤄져 매각가격을 높이는 게 최선의 시나리오였는데 공개매각 무산으로 산업은행에 인수되더라도 당초 원했던 가격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TX그룹이 보유한 STX팬오션 지분 36%의 가치를 3,000억~4,0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