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예스호(號)’로 문패를 바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어떤 모습일까.
알렉스 퍼거슨(72ㆍ스코틀랜드) 맨유 감독이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면서 맨유는 27년 만에 새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BBC 등 영국 언론은 데이비드 모예스(50ㆍ스코틀랜드) 에버턴 감독을 퍼거슨의 후임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모예스는 2001-2002시즌부터 12시즌 동안 에버턴을 이끌었다. 첫 시즌은 마지막 9경기만 지휘했던 터라 실제로는 11시즌을 에버턴과 함께한 셈이다. 햇수로 28년이나 맨유 사령탑을 지킨 퍼거슨처럼 강산이 변하는 동안 한 팀을 지켰다. 모예스의 에버턴은 우승컵은 한 번도 들지 못했지만 11시즌 중 올 시즌(현재 6위)까지 9시즌이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위 안에 들었다. 에버턴은 2004-2005시즌엔 4위를 차지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도 나갔다. ‘없는 살림’인 에버턴이 강팀으로 도약한 것은 모예스의 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예스는 강력한 미드필드를 앞세운 ‘힘의 축구’를 한다. 마루앙 펠라이니라는 굳건한 미드필더가 모예스 전술의 핵이다. 올 시즌 리그 우승은 했지만 부실한 미드필드 라인이 걱정인 맨유는 펠라이니도 영입 후보 중 한 명이다. 한편 맨유의 대표 스타인 웨인 루니는 곤란한 처지가 됐다. 에버턴에서 지난 2004년 맨유로 이적한 루니는 옛 스승인 모예스와 소송까지 갔던 사이다. 2007년 루니가 자서전을 통해 모예스의 선수 통제가 도를 지나친다고 폭로하자 모예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이다. 루니는 소송에서 패소해 위자료를 물었다. 올 시즌 로빈 판페르시에게 사실상 밀려 입지가 좁아진 루니는 현재 파리 생제르맹과 첼시, 바이에른 뮌헨의 관심을 받고 있다. 9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루니는 이미 2주 전 구단에 이적 요청을 한 상태다. 맨유 구단 대변인이 “루니를 파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이적설은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