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이 예정대로 가리왕산 중봉에 만들어진다. 가리왕산의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다른 곳을 찾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 대안지를 검토한 결과 기존 예정지인 가리왕산 중봉을 대체할 만한 곳이 없다고 20일 발표했다. 김현식 산림보호국장은 "환경단체와 학계, 스키 전문가 등이 자문위원회를 꾸려 대안지로 거론된 여러 곳을 직접 방문하고 논의한 뒤 활강경기장으로 가리왕산 중봉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자문위원회가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한 곳은 두위봉ㆍ만항재ㆍ상원산 등이다.

산림청이 제시한 두위봉은 하단부의 완경사가 길어 속도를 겨루는 활강경기장으로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와 제외됐다. 만항재는 폐광 지역을 복구함으로써 환경올림픽을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유력한 대안지로 꼽혔지만 지형 훼손과 눈 상태(설질) 관리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김 국장은 "남서쪽을 바라보고 있어 햇빛을 많이 받게 돼 설질 관리에 대한 위험부담이 컸다"며 "국제스키연맹에서도 부적합하다는 답변을 보내와 더 이상 후보지로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원산은 산 정상이 주목이 살고 있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고 관중석과 부대시설 확보를 위해 하단부 삼각뿔 형태의 산을 없애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산림청은 대안 지역을 찾지 못한 만큼 가리왕산에 활강스키장을 짓되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산림유전자원 보전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자문위원회도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해제를 위한 보전ㆍ복원 계획수립에 초점을 맞춰 운영된다.

가리왕산은 산마늘, 노랑무늬 붓꽃 등 멸종위기 식물이 자생하는 등 생태적 가치가 높아 산림청에서 지난 2008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가리왕산에 활강경기장을 설치할 경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92㏊ 정도가 편입돼 환경단체 등에서 훼손을 막기 위한 대안지 모색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녹색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자연과 미래세대를 위해 국가가 지정한 산림보호구역이 개발논리에 훼손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올림픽 개최를 위한 고육지책인 만큼 앞으로 가리왕산의 환경 훼손을 어떻게 최소화할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