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그레이 스완(gray swan)'에 비유하면서 조심스럽게 경기 낙관론의 입장을 피력했다.
박 장관은 2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2013년 제2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참석해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되는 올해 경기 전망의 큰 틀 속에서 점차 개선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레이 스완은 경제용어인 '블랙 스완'에서 유래한 말로 모두가 알고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일으키는 블랙 스완과 비교하면 한결 누그러진 경기 상황 판단이다.
대외 측면에서는 미국 '재정절벽(재정지출 중단이나 급감에 따른 경제 충격)'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유럽 재정위기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내부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7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상회해 상반기 국내 경기회복의 기미도 있다고 박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다만 "그레이 스완 자체가 위기의 지속을 의미하는 만큼 구조적이고 중장기적인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를 강화하고 경제체질 개선 노력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선제투자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의 안건인 '환율 하락에 따른 산업계 영향 및 대응 방안'과 관련해 "자동차 등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산업의 수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환변동위험에 취약한 중소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환위험관리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고용시장에서 20대 고용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20대 고용여건 개선을 위해 정책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