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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4∙11 총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의 폐기를 주장하는 정동영(사진∙59)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대항마로 김종훈(사진∙60)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 논쟁이 총선 이슈가 된다면 정 의원의 대척점에 서 있는 김 전 본부장을 강남 을에 출마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핵심 관계자도 "야당이 한미 FTA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은 총선에서 한미 FTA 비준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 방침이며 그 선봉에 있는 정 상임고문은 최근 강남 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 상임고문이 만약 전현희 민주통합당 의원을 제치고 김종훈 전 본부장도 정동기 전 민정수석과 허준영 전 경찰청장 등을 누른다면 강남 을에서 한미 FTA를 놓고 창과 방패 대결이 벌어지는 셈이다. 다시 말해 한미 FTA 존폐 문제가 이번 총선의 주요 이슈가 되는 것이다.
김 전 본부장은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가 아니라 40년간 서울에서 살아온 인연으로 서울 지역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강남 을 출마설'이 힘을 받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이날 정 상임고문과의 맞대결에 대해 "한미 FTA와 관련해 국민의 의사를 다시 물어본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국회에서의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앞서 격한 설전을 거듭하며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인 정 상임고문은 한미 FTA 비준안 논의 과정에서 김 전 본부장을 "한국인의 영혼이 없다" "옷만 입은 이완용인지 모르겠다"며 거칠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다혈질로 검투사 기질이 있는 김 전 본부장도 "(정 의원이 노무현) 정부에 계실 때, 제가 협상할 때 많은 도움을 주셨다. 늦었지만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에둘러 꼬집으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