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참사관 제리 미첼(뛰는 외국인)

◎“한국산 반도체 덤핑여부 관행·시장상황고려 판단”/“한국 경제위기는 경쟁체제전환 홍역 미도 80년대초에 유사한 경험 겪어”8년간 유럽 근무후 한국에 부임한 제리 미첼 미 상무참사관(52)은 『역동적이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 곳 삶에 경이로움(?)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2년이 지난 한국생활을 1년 더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 상무부가 한국산 반도체에 대해 3년째 반덤핑 판정을 내려 양국간 무역마찰이 일고 있는데. ▲각국의 반덤핑법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양국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안인만큼 전문가가 아닌 일반적인 수준에서 말하겠다. 미국의 반덤핑법은 과거 기업의 관행과 해당품목의 향후 시장상황에 의거해 덤핑여부를 판정하고 있다. 양국의 덤핑 개념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 조정자 역할로서 WTO가 있는 것이다. 최근 WTO에서 시작된 60일의 양국간 쌍무협상에서 좋은 결말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대미 무역역조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의 자동차시장개방 문제까지 불거지고 있는데. ▲국가간 무역불균형을 무역총량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으냐는 생각해 볼 문제다. 그보다는 개별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미국은 최근 통신부문에서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에서 제외했다. 한국이 정보통신기술협정(ITA)에 가입하는 등 다각도로 개방과 경쟁의 원칙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국 민간단체의 수입억제 운동까지 간섭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미국은 한국정부가 주도적으로 반수입감정을 이끌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한국정부가 공개적으로 수입억제캠페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현재 한국이 겪고 있는 경제위기는 상당부분개방과 경쟁체제로 전환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도 80년대 초반 유사한 경험을 겪었다. 한국이 이 고비를 잘 넘긴다면 안정궤도에 오를 것으로 본다. ­개방화에 따라 앞으로도 한·미간 무역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데. ▲미국은 한국을 정치·안보뿐 아니라 중요한 경제적 파트너로서 생각하고 있다. 양국간 무역마찰이 심화되기 전에 사전 조율을 담당할 경제협력위원회가 올 가을 발족한다. 양국 장관의 서명하에 시작되는 이번 위원회는 양국의 재계 인사 20여명이 주도하고 정부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인 만큼 현안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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