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ㆍ박경리ㆍ조정래씨의 작품을 특히 좋아해요.” 74세의 나이로 지난 1년간 145권의 책을 읽은 ‘다독왕’ 할머니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에 사는 이덕순 할머니가 그 주인공. 이 할머니는 지난 1년 동안 평균 2~3일에 1권꼴로 책을 읽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이 할머니가 책에 빠져든 것은 20년 전 사고로 죽은 외아들 대신 며느리가 본격적으로 생업에 뛰어들면서부터다. 어린 손자 2명을 도맡아 키우면서 아이들이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자신부터 집안에서 책을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로 한 것. 그렇게 시작한 독서가 그 양이 점점 늘어 1년간 145권씩이나 읽을 정도가 됐다. 재작년에는 백내장 수술을 받는 등 눈이 많이 안 좋아졌다는 이 할머니는 “독서는 고달픈 인생에서 자주 갖게 되는 잡념을 잊게 해줄 뿐만 아니라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아이들은 책을 잘 읽지 않아서인지 손자들을 봐도 글씨가 나만도 못하다”며 “젊은이들이 인터넷보다는 책을 더 가까이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