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증시 대박?

살인적 인플레이션으로 5개월만에 4,500% 급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짐바브웨 증권거래소(ZSE)의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4,500%나 급상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개인투자자들이 휴지조각이나 다름 없는 짐바브웨 달러를 들고 투자에 나서면서 짐바브웨 증권거래소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앙은행이 엄청난 속도로 돈을 찍어내면서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짐바브웨 달러(ZD)가 연초 달러당 2,900ZD에서 최근 7만5,000~10만ZD로 폭락했으며 ▦개인투자자들이 짐바브웨 달러를 주식시장에 내던지면서 ZSE가 카지노로 전락하고 있다는 점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짐바브웨의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5% 상승했으며 연간 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350%나 오르는 살인적 수준이다. 짐바브웨 정부는 수조 달러의 화폐를 찍어내며 광부나 농부를 위한 보조금이나 공무원과 보안 요원들에게 높은 급여를 지급하면서 국가 부채를 키우고 있다. 제너시스 투자 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브레인스 머쳄와는 “달러 기준으로 짐바브웨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8% 상승한 것”이라면서 “메드테크라는 회사의 주식 176주를 사려면 빵 한 조각을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고 말했다. 즉 인플레 수준이 극심해지면서 주식 가격보다 생필품 가격이 더 높게 매겨지는 실정이라는 말이다. FT는 이러한 일련의 정책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급조된 선심성 정책이라면서 정책의 거품이 꺼지면 주식 시장도 함께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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