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었다는 게 행복하다.”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 속에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ㆍ이하 맨유)이 맨유의 버팀목 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박지성은 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벌어진 2010-2011 잉글랜드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울버햄프턴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45분 선제골에 이어 1대1로 끝날 듯하던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까지 터뜨려 2대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라이언 긱스, 안토니오 발렌시아, 나니 등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맨유의 최근 6연승(정규리그 3경기, 유럽 챔피언스리그 2경기, 칼링컵 1경기) 행진을 이끈 만점 활약이었다. 박지성으로서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뽑아낸 첫 골. 칼링컵 경기에서만 2골을 기록했을 뿐 정규리그에서는 4경기에 출전해 득점이 없었다. 이로써 박지성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는 칼링컵 2골 2도움, 챔피언스리그 1도움을 포함해 4골 3도움으로 늘었다. 지난 3일 부르사스포르(터키)와의 챔피언스리그 4차전 도움에 이어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옮겨 맨유의 공격을 이끈 박지성은 전반 14분과 15분 잇따라 페널티지역 근처에서 슛을 시도하는 등 가벼운 몸놀림을 보였다. 0대0으로 팽팽하던 전반 45분 박지성의 한 방이 터졌다. 대런 플레처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골 지역 정면으로 찔러준 공을 박지성이 오른발로 차분하게 차 넣었다. 후반 21분 실뱅 이뱅스-블레이크에게 동점골을 내준 맨유는 좀처럼 리드를 잡지 못해 홈에서 무승부에 그치는 듯했다. 그러나 맨유에는 구세주 박지성이 있었다. 박지성은 후반 인저리타임 2분께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장기인 왼발 슛으로 오른쪽 골망을 가르며 팀에 귀중한 승점 3점을 안겼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경기 후 “박지성은 최근 몇 주간 우리 팀에서 최고의 선수”라고 칭찬했고 축구전문 ESPN 사커넷은 “박지성이 맨유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