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기관은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 담당이사는 10일 "원화 강세로 고유가부담을 상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장기간 지속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불거진 론스타 사건 등과 관련, 외국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매코맥 이사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콘퍼런스에서가진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경제현안과 정책방향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중요한 리스크 요인으로 고유가를 꼽으면서 "2003년 이후 한국은 주요 경제 중 고유가의 국내 경제 악영향이 없었던 거의 유일한 경우"라고 높게평가했으나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강세로 고유가를 상쇄하는 정책이 장기간 이어지면 지금까지 잘 버텨온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국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으나 대(對)중 수출의 70∼80%는 수출품을 만들기 위한 중간재로, 최종 소비지는 미국"이라며 미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또다른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당초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치 상향을 검토했으나 하반기 미국경기의 둔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감안, 5%의 성장전망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4.4분기와 1.4분기의 성장내용을 볼 때 소비자의 경제에대한 신뢰가 회복되고 있으며 실질적 회복세가 지속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했다.
정부 등 공공부문의 채무증가에 대해서도 그는 "공공부채의 증가이유는 재정지출 증가보다는 환율 안정정책 때문"이라며 "중기적으로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지출 증대 대비책이 필요하나 한국은 세율이 아직 높지 않은 상태"라고 말해 재정문제가 아직 한국경제의 큰 이슈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론스타 등 외국자본에 대한 수사 및 규제 움직임이 미칠 영향에 대해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타 국가보다 작아 경제에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나 문제는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해 가진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것"이라며 부정적 이미지의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대해 매코맥 이사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10년전보다 크게 개선됐고 많은 문제가 해결됐으나 이런 문제가 계속 나타난다는 것은 실망"이라고 지적했으나 "국가신용등급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의 추가 조정 가능성에 대해 그는 핵 등 안보리스크와통일비용 등 2가지 측면에서 북한문제를 걸림돌로 꼽으며 "추가 상향조정을 위해서는 북한문제에서 진전이 있어야 하나 단기간 내 그럴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