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회장 '메기론' 삼성전자 구했다 그룹안팎 "체질강화 경영철학 실적개선 기여"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관련기사 삼성, 또 CEO 전격 교체 인사… 왜? '삼성전자도 이런 실수를…' 에스원 '돌발인사' 삼성 정기인사에 영향줄까 이건희회장 '메기론' 삼성전자 구했다 이름없는 삼성폰 최단시간 1000만대 신기록 삼성家 3세 지분 정리? '깜짝 실적' 위기론 잠재운 삼성전자 삼성의 자동차 사업이 실패한 이유는? 삼성SDI '꿈의 디스플레이' 열었다 세계 최고 섹시스타가 만든 삼성 휴대폰 화제 “이건희 회장이 집어넣은 ‘메기(위기론)’가 휘청거리던 삼성전자를 구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3ㆍ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경영성적표를 내놓자 이 회장의 경영철학인 ‘메기론’이 그룹 안팎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메기론’이란 미꾸라지를 키우는 논에 메기를 넣으면 미꾸라지들이 더 많이 먹고 더 열심히 움직여 살이 통통하게 찌고 건강해진다는 것. 지난 93년 이 회장이 신경영을 주창하면서 설파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 회장은 3월 초(투명경영보고대회)에도 “(지금처럼 진행되면) 5~6년 후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최근까지도 공ㆍ사석을 구분하지 않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삼성이) 비대해지고 느슨해졌다”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15일 “삼성전자가 3ㆍ4분기 ‘깜짝 실적’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그룹 전반에 걸쳐 시행 중인 체질강화 작업이 큰 기여를 했다”며 “특히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초유의 정전사고를 빨리 극복해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6월부터 그룹 차원의 체질개선 지침이 내려온 후 ▦3~5% 명예퇴직 ▦비용절감 ▦업무효율 강화 작업에 착수,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서울 태평로 본관 앞에 늘어서던 출근행렬은 출근시간인 오전8시 이전에 사라졌으며 수원ㆍ기흥 생산공장 역시 출근시간이 자연스레 10~20분씩 당겨졌다. 또 비대해진 사무조직의 군살을 제거하는 동시에 주요 부서의 전력을 강화하는 조직재배치를 단행, 업무효율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특히 반도체ㆍLCD 생산라인의 생산성도 최소 10% 이상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원ㆍ기흥공장의 경우 생산직 근로자의 식대를 1,000원에서 2,000원으로 100% 인상하고 볼펜 등 소모품 사용을 줄이는 등 충격요법을 써 당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직접적인 위기상황 연출로 생산직 근로자들이 새롭게 정신무장을 하는 순기능을 낳았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4대그룹 관계자는 “이번에도 이 회장의 메기론이 삼성그룹 조직에 탄력을 불어넣고 느슨해진 기장을 다잡는 데 성공했다”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어 외부 충격을 가하는 식으로 전개된 이 같은 조직쇄신이 3ㆍ4분기 실적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입력시간 : 2007/10/15 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