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계 원로 안병희 교수 별세


초대 국립국어연구원장을 역임한 국어학계의 원로 안병희 서울대 명예교수가 24일 0시 숙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4세. 고인은 지난 1933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건국대 교수를 거쳐 68년부터 서울대에서 30여년을 재직하며 국어학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해방 이후 일석 이희승, 일사 방종현, 심악 이숭녕 등 이른바 '국어학 1세대' 학자들 아래서 수학한 고인은 국어사자료 연구, 훈민정음 연구, 문법사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펼쳐왔다. 초기에는 국어문법 체계를 정립하는 데 힘써 59년 약관의 나이에 발표한 석사논문 '15세기 국어의 활용어간에 대한 형태론적 연구'는 서구의 구조주의 기술언어학 이론을 우리 옛말에 적용한 것으로 발표 당시 학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국어학회장ㆍ한국서지학회장ㆍ문화재위원(국보지정분과)을 역임했고 91년에는 국립국어연구원(현 국립국어원) 설립을 주도해 초대와 2대 원장을 맡아 '표준국어대사전' 편찬 사업을 시작했다. '국어사 연구(92년)' '국어사 자료 연구(92년)' 등 10여편의 저서와 100여편의 국어학ㆍ서지학 관련 학술논문을 남겼다. 또 월봉저작상ㆍ세종문화상ㆍ동숭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돈숙씨와 아들 안장훈(안장훈 내과병원 원장), 용훈(주엠실리콘 과장) 씨, 딸 안경화(서울대 언어교육원 연구원)씨 등 2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6일 오전7시. (02)2072-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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