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영화] 하루

[볼만한 영화] 하루 결혼 5년째인 진원(고소영)은 아기를 갖기 위해 배란기에 맞춰 남편 석윤(이성재)의 출장지까지 따라가는 등의 갖은 노력을 다 기울인다. 이를 안쓰럽게 지켜보는 남편은 입양아를 생각하지만, 아내의 단호함으로 포기한다. 천신만고 끝에 임신에 성공하지만 곧 태아가 뇌가 없는 선천적 기형아로, 태어나더라도 며칠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며칠 밤을 새며 아기 방 전체를 장난감 레고로 꾸며놓았던 남편은 눈물을 머금고 낙태를 권하지만, 이모 밑에서 외롭게 자란 아내는 아기의 생명을 빼앗는 것에 온몸으로 저항한다. '고스트 맘마'의 한지승감독 신작 '하루'는 불임부부의 아기를 갖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과 어렵사리 임신한 아이가 기형아라는 진단을 받은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사실적으로 그렸다. 단 하루밖에 살 수 없는 아기에 대한 모성애도 잘 드러냈다. 고전적 서사에 충실한 이 영화는 중복적인 설명으로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 있지만 고소영 이성재의 호연으로 견딜만 하다. 고소영은 차분하고 애절한 연기를, 이성재는 귀엽고 자상한 남편 역을 인상적으로 치러낸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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