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젊은 입맛 사로잡아라"

10~20대 선호 '국물 없는 라면' 두자릿수 성장
"시장 키우자" 농심 팔도 등 앞다퉈 신제품 출시


라면업계가 10~20대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젊은 층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체 라면시장에서 아직까지는 30대 이상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신라면, 진라면 등 '국물 라면'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라면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10~20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국물 없는 라면'의 성장세가 두드러져 시장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농심은 10~20대를 겨냥한 비빔면 '하모니'를 론칭하고 내년부터 관련 제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고추장 숯불구이'를 콘셉트로 기획된 하모니는 돼지 숯불구이 풍미에 매콤한 태양초 고추장으로 맛을 낸 것이 특징이다. 또 국내 비빔면 중 가장 두꺼운 면발로 풍성한 식감을 자랑하며 양배추, 홍고추 등 푸짐한 건더기로 전체적인 맛의 조화를 살렸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농심은 편의점이 10~20대 소비자층의 라면 구매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편의점에서 인기 높은 용기면 제품의 특성을 분석하고 소비자 조사를 진행하는 등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하모니를 선보였다. 농심 관계자는 "올 초부터 다양한 제품들을 직접 조합해 소비하는 '모디슈머' 트렌드를 주도한 소비층이 10~20대"라며 "라면에 어울리는 다양한 식품들이 갖춰진 편의점이 '라면 모디슈머'를 위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는 올들어 11월까지 라면(봉지면+용기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전체 라면제품 매출도 17.8% 늘어났다.

팔도도 국물 없는 라면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11월 '불낙볶음면'을 출시하고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경쟁에 나섰다.

삼양 불닭볶음면은 편의점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올 1~10월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28% 늘어난 2,300만개를 기록했다. 팔도 역시 불낙볶음면이 출시 1개월 만에 50만개나 팔려나갔으며 내년에는 국물없는 용기면 신제품 2~3종을 추가 출시해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물 없는 라면은 볶음면을 비롯해 비빔면, 자장면 등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끌면서 올 1~10월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25.4%나 늘어난 2,899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체 라면시장 규모(링크아즈텍 조사)가 지난해보다 2% 줄어든 1조 4,900억원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팔도 비빔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전체 비빔면 시장은 올 1~10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성장한 658억원 규모를 형성했다. 올 초 '짜파구리'로 모디슈머 열풍을 이끈 자장면 대표 인기 제품인 농심 짜파게티(봉지면) 매출도 1,140억원으로 전년보다 23% 늘어났다.

장수 제품 '진라면'에 이어 올해 '참깨라면' 을 앞세워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 시장 2위를 굳힌 오뚜기도 지난 2004년 출시한 비벼먹는 컵라면 '콕콕콕'을 앞세워 10대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펼친다는 방침이다.

팔도 관계자는 "비빔면과 볶음면에 주로 사용되는 액상스프 제품이 분말스프에 비해 원물의 맛을 최대한 살릴 수 있고 다양한 요리법에 활용하기 쉬워 인기를 얻고 있다"며 "전체 라면제품 중 액상스프 제품 비중이 내년에는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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