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 일식집 '강꼬'
지하철 2호선 선릉역에서 내려 선릉로를 따라 북쪽으로 500m쯤 올라가다가 교차로에서 오른쪽 봉은사로 방향으로 다시 600m쯤 가다보면 상호가 매우 특이한 일식집이 있다.
'강꼬(頑固)'. 완고하다, 고집스럽다는 뜻인데, 궁금해서 물어봤다. 이 식당 조리장 이종포(李鍾飽ㆍ41) 씨는 "외고집스럽고, 장인기질을 고집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싱겁기는. 누가 말뜻을 풀이해 달랬다고.
그런데 알고보니 '완고하다'를 상호로 내 걸만도 하다. 이 집은 일본요리의 맛을 지키기 위한 고집이 있다.
먼저, 재료가 신선하다. 겨울철 별미인 복어회는 강원도 주문진과 대포항에서 영업 전날 저녁 직접 날라다 쓰고 있고, '도로'라 부르는 참치뱃살은 일본 오사카에서 품질 좋은 재료를 가져온다. 여기에다 요리를 담는 그릇도 일본에서 사들여와 '일본 맛'을 살려준다.
맛 지키는 고집은 난방시설, 통풍시설, 인테리어 등에서도 세심한 배려로 살아있다. 실내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막기 위해 난방시설은 온풍기 대신 라디에이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실내에 담배연기나 음식냄새가 배지 않도록 환풍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벽쪽으로는 물길이 적절히 배치돼 눈과 귀가 시원하고 식욕이 산다.
맛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요리사의 실력. 이종포 조리장은 20년전 롯데호텔에서 일식요리에 입문했으며, 이후 캐나다와 일본 오사카ㆍ도쿄 등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숙련된 요리사이다.
점심정식으로는 참치ㆍ광어ㆍ농어ㆍ생선초밥 등 10종류의 음식이 나오는 A형(3만원)과 B형(2만원)이 있는데, 곁들여 나오는 도빙무시(송이 주전자 조림차)가 속풀이에 좋다.
저녁에는 다양한 종류의 강꼬스시와 모듬회(8만원)가 푸짐하고, 간편하게는 대구지리(2만원), 참복지리(2만5,000원)를 권할 만하다.
이 식당엔 별도의 방이 9개 마련돼 있으며, 20여대의 차량을 세워둘만한 주차공간도 확보하고 있다.
문성진기자
입력시간 2000/11/1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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