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대 경제뉴스] 국제

이라크전 발발·후세인 생포 "여러분 그를 잡았습니다(We got him)". 지난 13일 미 CNN 방송을 타고 전세계에 극적인 뉴스가 타전됐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생포. 이로써 종전선언 후 이라크내 사태 혼미로 수렁에 빠져들던 미국으로선 큰 숙제를 하나 끝낸 셈이다. 후세인 생포는 특히 국제사회의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노력에도 즉각 영향을 주고 있다.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이 지난 19일 WMD 포기를 전격 선언했으며, 이는 북핵 포기 압력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생포에도 이라크내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구촌경제 3년만에 회복조짐 지난 2000년 이후 경기가 급강하 했던 미국을 필두로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경제권에서 경기의 U턴 조짐이 완연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소비 생산에 이어 고용 시장에도 최근 봄기운이 돌고 있다.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984년 이후 최대인 7.2% 성장했고 올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현재까지 각각 23%, 46%나 뛰어올랐다. 10여년 장기 불황에 시달렸던 일본 역시 디플레 탈출 조짐이 일고 있다. 유로권의 경제대국 독일과 프랑스도 소폭이긴 하지만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서 미국발 훈풍이 전세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사스 30國 확산 세계경제 위축 지난 2월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생한 사스(SARA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전 세계 30여개국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상반기 세계 경제를 크게 위축시켰다. 항공과 관광 등 특히 서비스 업종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며 올 아시아권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7월 5일 사스 통제를 공식 선언한 이후 세계 경제는 사스 공포로부터 빠르게 회복, 경제 충격은 급속히 가라앉았다. 하지만 최근 타이완에서 사스 환자가 다시 발생, 지구촌은 아직 사스 공포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號` 제4세대 지도부 출범 `3세대에서 4세대로.` 14년간의 장쩌민 체제가 막을 내리고 지난 3월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새 국가주석으로 선출되면서 거함 `중국호`는 후진타오 주석-원자바오 총리-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3각 지도체제에게 키를 넘겼다. 사스 문제에 발빠르게 대응,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지만 이들 4세대 지도부 앞에는 위앤화 문제를 필두로 한 미국과의 무역 마찰 등을 비롯 금융권 부실ㆍ지역간 불균형ㆍ부정부패 그리고 타이완 독립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숱한 정치 경제 사회적 해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北 NPT 탈퇴와 6자회담 지난 1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전격 선언, 북핵 문제가 최대 국제 이슈로 떠오르면서 세계 주요 국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난항 끝에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일본 등은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을 개최,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큰 소득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후 중국의 중재 노력 등으로 차기 회담 개최를 꾸준히 시도했음에도 회담은 연내 개최가 무산됐다. 한편 최근 카다피 리비아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이 북한의 태도에 어떤 변화를 줄 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美-유럽연합·中 철강무역전쟁 어느 해보다 치열히 전개됐던 국가간 무역전쟁은 지난 11월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에 대해 협정 위반 판결을 내릴 때까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유럽연합(EU)과 중국 등은 WTO 판결과 동시에 대미(對美) 보복 관세를 경고했고, 대선을 앞두고 철강 업계 눈치를 살피던 미 행정부는 하는 수 없이 세이프가드를 철회, 철강을 둘러싼 무역 전쟁은 일단 일단락됐다. 그러나 무역 관행과 관련한 미-중-EU간 상호 비난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무역 전쟁은 불씨가 여전히 타오르는 상태다. EU헌법 불발… 유럽통합 진통 내년 5월이면 세계지도는 또 한차례 바뀌게 된다. 폴란드 등 10개국이 유럽연합(EU)의 깃발 아래로 새로 합류, EU는 25개 회원국(4억5,000만명)을 포괄하는 거대 정치ㆍ경제권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 그러나 지난 12월 13일 통합헌법 마련을 위한 브뤼셀 정상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유럽 통합 스케줄은 혼미상태에 빠지게 됐다. 표면적 쟁점은 국가별 투표권 문제지만 내면에는 기존 가입국과 신규 가입국, 큰 나라 대 작은 나라, 북유럽과 남유럽의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통합 몸살은 지속될 전망이다. 美-中 환율전쟁… 日·유럽도 불똥 올 하반기 국제 외환 시장은 말 그대로 `전시(戰時)` 상황이었다. 무역 수지 적자와 고용 악화로 고전하던 미국이 아시아권에 대한 환율 평가 절상 압력을 높였기 때문. 특히 고정환율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공격은 집요했다. 환율 전쟁의 불똥은 일본과 유럽으로까지 튀었다. 지난 9월 두바이 G7 회담 이후 엔화와 유로화 가치는 유례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은 장기적인 변동 환율제 도입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도입 시기ㆍ방법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미국의 위앤화 평가 절상 압력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칸쿤 WTO각료회담 끝내 결렬 지난 9월 10~14일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됐던 세계무역기구(WTO) 제 5차 각료회담은 핵심 쟁점들에 대한 회원국간 대립으로 공동선언문 조차 채택하지 못한 채 결렬됐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회의 결렬 이유는 싱가포르 이슈에 대한 유럽연합(EU)과 개도국간 입장 차이였지만, 실제로는 농업분야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견해차 때문이다. 농업 보조금 등의 현안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어 내년 말까지로 정해진 시한 내에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마무리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신흥성장국 `BRICs` 급속 부상 미국 등 선진권 중심의 세계경제 체제 속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거대 신흥성장국, 이른바 브릭스(BRICs)가 급부상, 다극체제로의 변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지난해 공동 전선을 구축해 선진국 주도의 세계무역기구(WTO) 다자협상인 도하개발아젠다(DDA)를 결렬시키는 위력을 발휘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2020년 선진국 클럽에 이들 신흥 성장국의 대거 진입이 예상된다며 새로운 경제중심축으로 브릭스를 제시했다. 이들 국가의 초고속 성장세나 시장 잠재력에 맞추어 세계경제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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