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판 증시… 소외받던 업종 볕든다



증시가 단기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오름세를 보이기는 했으나 철강과 의약품, 전기가스 등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업종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상승을 하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유럽 위기를 비롯한 불안 요인들이 아직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기존 주도주들이 움직이기에는 아직 이른 만큼 당분간 가격 메리트가 큰 소외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72포인트(1.05%) 상승한 1,801.85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지난 5월 29일 이후 5거래일 만의 상승세다. 개인과 외국인은 이날 각각 2,126억원, 3,4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기관이 3,91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투신권을 중심으로 기관의 일부 매수세가 펼쳐졌지만 연기금이 여전히 하루 평균 100억~200억원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고 있어서 수급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3조3,847억원 어치를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달에도 8,16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빠른 속도로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의약품(3.51%)과 전기가스업(2.64%), 철강ㆍ금속(2.12%) 등 그 동안 증시에서 오랜 기간 소외 받았던 업종들이 크게 올랐다. 종목별로는 종근당(7.51%)과 녹십자(6.18%), LG생명과학(5.52%), 한국전력(3.46%), 동국제강(2.71%), 현대하이스코(2.37%), 포스코(1.27%)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또 LG전자 (4.71%) 등 주도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종목도 이날 큰 폭으로 반등했다. 올 1ㆍ4분기 코스피지수가 10.31% 상승한 반면 의약품(-2.57%)과 전기가스업(-9.08%), 철강ㆍ금속(+6.07%) 등은 하락하거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보다 낮았다.

전문가들은 그리스를 비롯한 대외 변수들이 여전해 기존 주도주들이 치고 올라갈만한 여건은 안되는 만큼 당분간은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진 소외업종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매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재 철강업종 밸류에이션은 주가수익비율(PER) 8.1배, 주가순자산비율(0.8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철강 사이클이 바닥권에 있고 하반기 중국의 경기부양 모멘텀이 발생할 경우 영업이익은 상반기에 비해 4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약업종 역시 정부의 약가 인하 정책으로 인해 올 상반기에 투자 심리가 극도로 냉각됐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업종은 정부의 의약품 일괄 인하정책으로 인해 지난해 4ㆍ4분기와 올 1ㆍ4분기 실적이 최악이었다”며 “3ㆍ4분기에는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평가되며 특히 현재와 같이 시장이 급락할 때 경기방어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지수는 연간 40.7% 하락했으나 제약업종은 29% 떨어지는 데 그치며 경기방어주로서 매력을 보였었다.

전기가스를 중심으로 한 유틸리티업종도 최근 공공요금 인상 분위기로 인해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 지난 1일 지역난방공사에서 지역난방열요금을 평균 6.5% 올리면서 전기ㆍ가스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에너지 공기업에 대한 투자도 긍정적”이라며 “유틸리티주는 경기방어적인 성격에서 매력이 높은 데다 최근 국제에너지 가격의 하락에 따라 실적 개선 기대감도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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