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와 닭고기의 수입금지가 사실상 전면 해제되는 절차에 돌입했다. 또 수입자동차는 건교부가 추진중인 신형 자동차번호판 채택의무에서 일부 유예 조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교섭본부는 12일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ㆍ미 통상현안 점검회의 개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 측은 자국산 쇠고기의 조속한 수입 재개를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우리측은 농림부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개방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통상교섭본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거부하다가 결국 풀어준 만큼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에는 풀어주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 ‘수입해제 절차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 또 미국산 닭고기의 수입재개와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지역통상국장은 “조류독감으로 수입금지 되었던 (죽은) 닭고기의 수입재개 여부는 양국이 원만하게 풀어나가기로 했다”며 살아 있는 닭의 수입을 허용한 상황에서 죽은 닭고기의 수입을 계속 금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동차 분야에 있어서 미국 측은 현재 건설교통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등록번호판 개정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자동차번호판이 기존보다 긴 형태로 바뀌면서 제작 비용이 증가한다고 반발한 것. 조 국장은 “자동차의 사소한 문제로 미국과 통상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건교부에 수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외산차에 대해 일부 유예 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정부는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의 수입 금지를 해제하는 대신, 정부조달협정 양허 목록에서 KT를 삭제키로 합의했고 91년부터 우리정부가 요청한 수박, 호박, 오이, 참외, 포도 등의 대미수출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