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2+4'로 풀어라

북한의 핵문제가 국제사회를 온통 뒤흔들어 놓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맞춤형 봉쇄'(Tailored Containment)정책으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북한이 '핵무기 비확산 조약'(NPT)탈퇴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간 대치가 이처럼 심화되자 중동전 발발 가능성으로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세계경제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증시는 폭락하고 있으며 금값ㆍ유가는 최근 몇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맞춤형 봉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한 대(對)북한 경제제재 추진, 북한의 돈줄을 끊기 위한 미사일 수출선박 나포, 주변국들에 북한과의 경제교류 감축 요구 등을 담고 있다. 미국은 현재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우리정부에 대해 북한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하도록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북한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 NPT 탈퇴 유보조치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다"고 비난하면서 앞으로의 핵동결 해제 추가조치가 NPT탈퇴가 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미국의 강경대응책과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이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판국이다. 지금의 상황은 지난 1994년의 핵 위기와 비슷하다. 북한은 1993년 NPT탈퇴를 선언했으나 이를 유보한 일이 있었다. 현재 미 부시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감안한다면 미국은 이라크와의 개전을 앞두고 북한을 포함한 2개 전선은 부담이 돼 맞대결은 피한다 하더라도 이라크전이 종결되면 타깃을 북한으로 돌릴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내년 2월25일 출범하는 노무현 정권의 으뜸과제는 북 핵문제로서 새 정부정책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으로 가장 피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이다. 1차적인 쇼크는 경제다. 경제불안은 사회혼란으로 이어지고 나라 전체로 확대된다. 지난 1970년대에서 80년대에 걸친 군사독재 기간 동안 위정자들은 북한 카드를 수시로 내 놓았었다. 당시 위정자들은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이를 이용했지만 경제에는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북한 쇼크가 현실화 될 경우 겨우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우리경제는 환란 당시보다 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북핵문제는 대화 외에는 뾰족한 해결 방법이 없다. 이 같은 관점에서 현 정부의 '햇볕정책'은 일부 국민들 가운데 '퍼주기 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노 정권도 기본적으로 이를 계승한다는 점에서 일단 안심이다. 문제는 미국의 '맞춤형 봉쇄'정책에 대한 우리정부의 대응책이다. 한반도 문제는 미국의 이해도 크고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관심도 높지만 결국 우리문제다. 결국 두 당사국인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ㆍ일본ㆍ중국ㆍ러시아가 함께 머리를 맞대는 '2+4'에 의한 대화로 풀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생각해야 할 기본 방향이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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