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9월이 열리고 있다. 여름의 끝 자락에 드리운 며칠간의 뜨거운 햇살이 수확을 기약하는 시기임에도 온종일 젖어 있는 날씨와도 비슷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관심사는 크게 세가지. 화물연대 파업의 전개방향과 정기국회 개막, 북핵관련 6자 회담의 후속 움직임이 주목된다.
화물연대 파업은 비 화물연대 소속인 차주와 일부 조합원들의 운송 재개로 일단 물류대란으로 이어지는 위험은 넘겼지만 정부와 노동계의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특히 검찰의 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 강행에 따라 노동계가 전면투쟁 불사를 공언한 상태다. 화물연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속도로 준법 서행운행이 현실화할 경우 교통망 마비 현상까지 우려된다.
국회는 주초인 1일 제243회 정기국회를 개회한다. 오는 12월9일까지 계속될 이번 정기국회는 16대 국회의 마지막 회기가 될 것 이라는 점에서 여야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의원들이 의정활동에 큰 비중을 두고 있어 폭로전이 잇따를 전망이다. 당장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두고 여야가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이 예상대로 별다른 성과를 못 거두고 끝난 가운데 각국의 입장조율이 새롭게 눈길을 끌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대치하는 와중에서도 북한ㆍ일본간 양자회담이 시작되는 등 타협이 조심스럽게 모색되고 있다. 31일 폐막된 대구 U대회와 6자회담을 통해 최소한의 신뢰를 확인한 남북은 철도ㆍ도로 연결과 이산가족 상봉 등 교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재계는 더욱 분주한 주일을 보내게 될 것 같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의 경제력 집중 억제방안을 모색하는 상황에서 공정위원장과 경제5단체장은 2일 오찬 모임을 갖는다. 4일 열릴 노사정위원회도 주5일제 정부안의 국회통과를 이목을 끌고 있다. 정부는 이보다 하루 앞선 3일 사회안정망 관련 장관회의를 갖고 노사관계 안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지표는 이렇다 한 게 눈에 띄지 않지만 1일 발표되는 8월 수출입실적 가운데 수출증가율과 무역수지 동향이 주목된다. 3일 나올 `2003년도 공적자금관리백서`(재정경제부)와 5일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할 8월 경제동향이 눈길을 끄는 정도다. 공적자금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전이 예상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