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 개방정책에 발목잡힌 구글

안드로이드 4.0 버전 단말기간 호환성 문제 논란
갤럭시 탭 등 최적화 문제로 신제품 출시 늦어져
아마존, 바이두 등 독자 OS 잇따라 선보이며 분열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강점으로 거론되던 운영체제(OS)의 개방성이 오히려 안드로이드 진영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구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4.0 버전인'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까지 내놓았지만 오히려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할 예정이던 태블릿PC'갤럭시 탭 2'7인치, 10.1인치의 출시 시기가 이달 말 이후로 늦춰진 것은 ICS 최적화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제품의 일부 사양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안드로이드 OS의 고질적인 문제가 또 다시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ISC는 태블릿PC용 OS인'허니콤'과 스마트폰용 OS인'진저브레드'를 하나로 합친 OS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 태블릿PC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등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하자 OS를 통합한 것.

구글은 애플이'iOS'를 통해 자사의 스마트 단말기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고 있는 것과 달리 OS를 개방시켜 제조사들이 최적화 시켜서 쓰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OS의 개방성은 수 많은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난립하게 함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드로이드 단말기간 애플리케이션이 호환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제품과 환경에 맞춰 앱을 개발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제조사간, 제품간 OS 업그레이드에 시차가 큰 점도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국내 제조사의 경우 팬택은 6월부터, LG전자는 하반기 중 순차적으로 ICS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ISC의 레퍼런스 폰인'갤럭시 넥서스'를 출시했던 삼성전자조차도'갤럭시S2'의 OS만 업그레이드 했을 뿐이다.

업체들은 이같은 불편을 자사의 서비스에 최적화된 맞춤형 OS를 통해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태블릿PC '킨들 파이어'를 출시하면서 안드로이드 기반 독자 OS인'킨들 파이어 OS'를 탑재했다. 아마존은 이를 기반으로 자사 서비스와 결합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사용자 환경(UI) 역시 새롭게 바꿨고 웹브라우저 역시 자체 개발한 '아마존 실크'를 탑재했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가 개발한'바이두 YI'는 델이 출시한 스마트폰 '스트레이크 프로 D43'에 탑재됐다. 이 OS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와 함께 제공하는 검색엔진, 지도, 전자책, 앱 스토어 등을 바이두의 앱으로 대체했다.

현재 IT업계에서는 이들 외에도 이동통신사와 인터넷 서비스업체, 제조업체 등 다수가 안드로이드 OS를 변형해 자체 OS를 탑재하면서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 모바일의'OPhone', 중국 인터넷 서비스 업체 텅쉰(Tencent)의 독자 모바일 OS'iQQ', 싱가포르 단말기 제조사 퓨전개러지의 '그리드 OS'등이 대표적이다.

IT시장조사기관인 아틀라스리서치는 "많은 업체들이 독자적인 OS와 자체 앱스토어를 결합하는 등 독자적인 생태계를 형성해가고 있다"며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파편화(Fragmentation:분열)를 더욱 심화 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