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외화유출이 일어났던 인도가 올 들어 브릭스(BRICS) 신흥국 중 가장 유망한 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미 경제전문 방송 CN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큰 이유는 4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의 높은 정권교체 가능성이다.
CNBC는 '브릭스 최후의 생존자'라는 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브릭스 국가 중 인도 경제의 전망이 단기적으로는 가장 밝다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 2일 현재 신흥시장 증시는 올 들어 평균 1% 하락한 데 비해 인도 증시는 6% 상승했다. 인도 증시로 유입된 자금도 올 들어 2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의 순유출 흐름을 반전시켰다. 지난해 인도 경제가 고물가와 높은 경상적자, 13%에 가까운 루피화 가치 폭락으로 몸살을 앓았던 데 비하면 상당히 낙관적이다.
CNBC는 "이 같은 평가는 향후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오는 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실시되는 총선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좀 더 친화적인 인도국민당(BJP)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점이 첫손에 꼽힌다. 2005년부터 정권을 잡은 국민회의당(NCP) 집권기간에 경제성장률은 최근 9년간 평균 9%를 나타냈으나 지난해에는 5%에 불과했고 집권 10년간 창출한 신규 일자리도 총 1,500만개에 그치며 고용 분야에서도 성과가 부진하다. 또 이동통신 및 탄광사업권 등과 관련된 각종 부패사건으로 총 730억달러의 국고손실을 입힌 바 있다.
인도국민당은 총리 후보인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주지사를 앞세워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회의당을 두 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인도국민당은 집권하면 외자유치 확대, 세제개편 등을 통한 성장률 반등과 부패척결 등을 내세우면서 승기 굳히기에 전력하고 있다. 안드레 가르시아아마야 JP모건 글로벌 시장 분석가는 "인도국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인도 경제가 향후 2년간 총 12~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들어 경기지표가 안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점도 인도 경제에는 고무적이다. 가장 큰 골칫거리인 경상적자는 지난해 4·4분기 42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보다 10억달러 감소했다. 2월 물가상승률도 4.6%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도 올 들어 3% 올랐다. 여기에 지난해 9월 취임한 경제석학 출신의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의 존재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빌 위더렐 컴버랜드투자자문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노동가능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어 다른 국가들보다 인구통계적 조건도 좋고 중산층 비중도 향후 5년간 배증이 예상될 정도로 늘고 있다"며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는 5%대 밑에 머물겠지만 내후년부터 2020년까지는 6%대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