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중시경영' 강연회

장하성 교수 강연한국상장사협의회와 IR협의회는 2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장하성(張夏成)참여연대 경제민주위원회 위원장(고려대 교수)을 초청,「소액주주 입장에서 본 주주중시경영과 주총 운영」이란 주제로 조찬강연회를 가졌다. 다음은 강연요지. 지난 97년1월부터 시작된 소액주주 운동이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올해 참여연대의 주타깃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중공업, 데이콤 4개 상장사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데이콤주총에 주력할 것이다. 데이콤의 경우 LG그룹의 신규계열사 편입과정을 추궁하기 보다 「한국의 재벌기업도 이렇게 변할수 있구나」는 것을 보여줄 생각이다. 현재 경영진과 기업 지배구조개선을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주총에서 절차상의 문제로 외국인의 신뢰를 많이 잃었다. 경영진의 달라진 자세를 기대해본다. 그동안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을 지지한 측은 주로 일반주주와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현재 100여개 외국기관들과 교류를 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미국의 템플턴에서 협력을 제의해왔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시민단체가 외국자본과 손잡고 기업을 공격한다고 비판을 하지만 소액주주운동의 근본 목적은 기업이 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자는 데 있다. 기업의 가치가 상품시장에서 평가받던 시대는 지났다. 현재는 자본시장에서 기업의 가치를 최종적으로 평가받는다. 아무리 좋은 상품을 만들고 팔아도 투자자가 외면하면 기업의 가치는 떨어진다.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던 간접금융의 시대는 지나고 증시를 통한 직접금융시대에 해외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중시하는 책임경영과 투명회계는 장기적으로 기업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현재 한국의 기업들은 제 가치의 절반밖에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국부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이런 현상이 생긴 것은 기업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의 리스크중 재무리스크와 영업리스크는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지배구조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외국인들은 생각하고 있다. 지배구조 리스크는 경영자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이다. 거래소와 코스닥의 주가역차별은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바도 크다.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을 제거하지 않고는 기업이 제 가치를 평가받기 힘들다. 주총을 앞두고 주가하락으로 고민하는 경영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 주총에서 솔직히 접근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과거에는 어떻게 경영해왔으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갈지 솔직히 알리고 주주들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주총을 연례행사로 대충 끝내지 말고 진지한 자세로 임하길 당부한다. 그러면 투자자들은 기업이 바뀔 조짐으로 받아들이고 투자를 늘릴 것이다.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를 박대한 기업은 쓰러지게 마련이다. IR은 단편적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주주와 기업이 신뢰를 구축하는 연속적 과정이다. 시민단체는 방향만 제시할 뿐 결국은 시장이 기업을 평가할 것이다. 정리=이장규기자JK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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