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명제는 소리 없는 전쟁터인 창업 시장에서도 진리로 통한다. 가족만큼 든든하고 확실한 버팀목이 없는데다, 호흡 면에서나 인건비 절약 차원에서도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자리한 일본식 다이닝 바 '도쿄맑음'(테이블 15개, 52석)의 김수현(사진ㆍ오른쪽) 대표와 김지현(왼쪽) 오너 쉐프는 눈만 보면 서로의 의중을 알아 차릴 정도다. 바로 피를 나눈 형제이기에 가능한 얘기다. 일본 현지에서 맛볼 수 있는 정통 일식을 국내에 제대로 알려보자는 일념으로 뭉친 이들은 형은 대표로서 식당 운영을, 동생은 주방을 맡아 의기 투합했다. 도쿄 맑음이 자랑하는 대표 점심 메뉴 도쿄맑음벤토(샐러드, 벤토, 크렘블레)와 텐푸라 정식(샐러드, 사시미, 텐푸라, 밥, 장국, 크렘블레) 등을 맛보면 이들의 손맛에 또 놀란다. 음식에 깃든 내공이 30대 중반에 갓 접어든 이들의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김 대표는 "동생의 경우 일식에 뜻을 품고 도쿄요리전문학교를 수료한 뒤 일본과 호주에서 각각 2년간 주방장 생활을 했다"며 "부친께서 식품가공업(조미료생산업체)을 했기 때문에 우리 형제는 자연스럽게 요식업 창업에 뜻을 품고 일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도쿄맑음은 점심 식사는 물론 저녁에는 '두부토마토샐러드', '스테이크 루꼴라샐러드' 등 단품 요리를 안주 삼아 술 한잔 기울이기 딱 좋은 곳이다. 횟집, 활어집으로 정형화돼 있는 일식을 벗어나 다양한 일본 현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레스토랑 정도로 보면 된다. 특히 유리로 만들어진 옆 벽면과 천정을 열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개방적인 분위기로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 대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층이 주로 찾는 곳인 만큼 유럽식 카페 문화를 인테리어에 접목시켰다"며 "폐쇄적인 구조의 일반 일식집과는 다른 컨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음식점을 연지 한달 남짓이지만, 예약 손님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며 "연인이나 가족 단위 손님이 많다"고 귀띔했다. 여성 손님이 많은 데는 특별한 이유도 있다. 연어 샐러드 등 일부 메뉴를 주문할 경우에는 젊은 여성들이 가장 좋은 하는 프리미엄 진 '봄베이 사파이어'가 제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식당 오픈 기념으로 7월말까지 봄베이 사파이어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며 "이 이벤트 외에도 다양한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