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고 있거나 자려고 누워있을 때 장딴지 안쪽에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불쾌한 느낌이 있고 이를 없애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려는 충동이 심하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한수면연구회는 21~69세 한국인 5천명을 대상으로 하지불안증후군(RLS:Restless Legs Syndrome)의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5.4%(271명)가 이 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로 환산해보면 약 250만명 이상이 이 질환을 갖고 있는것으로 볼 수 있다고 연구회측은 덧붙였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앞서 설명한 증상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해 낮에도 피곤하거나의욕 저하, 우울감 등이 동반돼 사회활동에 지장을 초래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게 연구회의 설명이다.
이번 조사결과 하지불안증후군에 해당되는 응답자 271명(5.4%) 중 수면장애(sleep disorder)가 동반된 비율은 약 52.8%였다. 이들은 대부분 밤에 잠 들기가 어렵다거나 다리 움직임 때문에 잠을 자주 깨고 잠이 깬 후 다시 잠 들기가 힘들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전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적절하게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약 16%에 불과했다.
환자들이 꼽은 증상으로는 `쑤신다', `욱신거린다', `저리다', `피가 안 통한다', `아프다', `당긴다', `시리다' 등의 순으로 많았다 성별 유병률을 보면 여성(5.6%)이 남성(5.2%) 보다 조금 많았으며 50대에서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계명대의대 신경과 조용원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저녁이나 밤 시간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해진다"면서 "우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홍승봉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정확히 진단되고 적절한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철분 공급이나 도파민 수용체 작용제등의 약물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