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약열기가 뜨거운 청라와 송도를 보면 부동산시장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다. 모델하우스에는 하루에 1만명 넘게 다녀가고 모델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1시간 넘게 기다리는 기현상도 연출된다. 한마디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는 듯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상당수가 외지인이다. 청약을 받아 새 집에 들어가겠다는 소박한 꿈이 아니라 분양 받는 즉시 전매해 차익을 챙기겠다는 속셈이다. 전매제한 완화, 양도세 면제 등의 혜택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경쟁률을 보면 청약 열기가 단적으로 나타난다. 지난 13일 인천 송도국제업무도시에서 분양된 ‘송도 더??하버뷰Ⅱ’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59.89대1, 최고 285.13대1에 달했다.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열기는 이곳만의 일일 뿐이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같은 날 대전 학하지구에서 분양한 ‘오투그란데 미학 1차’ 아파트는 1순위 청약접수에서 전평형이 미달됐다. 청약률 제로(0)도 부지기수다. 지난달 분양한 대전 서구 ‘변동 모닝빌2차’와 ‘리베라 아이누리’, 경북 영주 가흥동 ‘세영 리첼’, 부산 사상구 엄궁동 ‘무학 다솜타운’, 전주 화순 ‘대성베르힐’ 등은 모두 청약률 ‘0’라는 수모를 겪었다.
한 나라에서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지는 것은 저금리에 갈 곳을 못 찾던 뭉칫돈들이 그나마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 수도권에만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미분양 물량 16만 가구 가운데 90%가 넘는 12만7,000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부동산거래 활성화라는 명분 아래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를 수도권까지 확대했다. 이 같은 규제완화가 상대적으로 지방 미분양을 더욱 심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닌 지하는 의구심이 든다.
돈은 돈 되는 곳에 몰리게 마련이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돈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미분양 펀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업계가 분양가를 인하하도록 유도하든, 또 다른 대책을 내놓든 지방 아파트들도 돈이 되게 해야 미분양을 해소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도권을 살리기 위해 지방을 죽이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