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장태산휴양림 '숲속어드벤처'

아찔한 '하늘길' 따라 27m 스카이타워 오르니 웅대한 메타세쿼이아 숲이…
나무 밑동서 꼭대기까지 데크길
걸음 옮길때마다 흔들거려 스릴
최상층서 바라보는 노란 숲 장관

지난 11월 초순 스카이타워에 올라 내려다본 장태산휴양림의 메타세쿼이아 숲. 아직 초록빛을 머금고 있다.

지난 11월 중순 다시 찾은 장태산휴양림. 불과 일주일 사이에 푸른빛은 사라지고 붉은색과 노란색의 단풍이 숲을 뒤덮고 있다.

일주일 새 두 번을 찾았다.

처음 장태산을 방문했을 때는 장대한 메타세쿼이아의 위용에 압도돼 목이 움츠러들었다.

이곳을 처음 찾은 날 숲의 주인인 메타세쿼이아의 푸르죽죽한 색깔보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도드라져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하늘을 찌르며 보는 이를 압도하는 메타세쿼이아의 잎들에 단풍이 든 모습을 꼭 한 번 다시 보고 싶었다. 일주일 후 노랗게 물든 메타세쿼이아를 보기 위해 다시 대전을 찾은 기자는 아침7시가 채 되기 전 숙소를 나섰다. 겨울의 초입이라 여명을 벗어나지 못한 장태산은 축축한 습기에 흠뻑 젖어 있었다.

장태산휴양림은 대전 대표관광명소 12선 중 하나다. 면적은 약 82㏊로 하루 6,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대전 서구 장안동 259번지 일원의 장태산자연휴양림은 해발 306m의 산기슭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자연휴양림으로도 유명하다.

지금은 고인이 된 임창봉씨가 20여년간 조림에 진력한 끝에 이뤄놓은 장태산휴양림은 지난 2002년부터 대전시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휴양림 입구에는 임창봉 선생의 흉상을 조성해놓고 그의 뜻을 기리고 있다.

휴양림을 일주하는 등산로는 관리사무소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관리사무소~숲속의집~안평산분기점~헬기장~전망대~형제바위~정상~팔마정~형제바위~연못까지 총 3.24㎞에 이른다.

장태산휴양림의 명물로는 '숲속어드벤처'를 꼽을 수 있다.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데크로드로 구성된 숲속어드벤처는 11~2월에 이르는 동절기에는 오전9시부터 오후5시까지만 개방한다. 메타세쿼이아 밑동 높이에서 시작한 데크는 나무꼭대기까지 이어져 아래를 굽어보면서 올라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숲속어드벤처' 길로 들어가 나무데크를 따라서 걸으면 '스카이타워'까지 갈 수 있다. '숲속어드벤처'라 불리는 길은 잘 단장된 나무 길로 땅보다는 약간 높아서 '중층의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제일 아래층에는 나무가 심어진 땅, 그 위에 '숲속어드벤처' 길, 그리고 최상층에는 '스카이웨이'가 조성돼 관광객들의 숲 속 방문에 재미를 더 해준다.

'스카이웨이'는 폭 1.8m, 길이 196m의 철골 구조로 만들어진 길로 높이는 27m에 이르며 7층 아파트 높이인 스카이타워까지 이어져 있다.

데크를 따라 스카이타워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지상의 사람들과 승용차들이 개미만큼 작게 보여 내려다보는 이의 가슴을 졸아들게 한다. 스카이타워를 오르는 재미를 더 하는 것은 데크길의 진동이다. 데크길은 강철 재질임에도 불구하고 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휘청거리는 진동이 전해 와 스릴을 더 한다.

스카이타워 위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지를 늘어뜨린 메타세쿼이아 군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다른 휴양림에서는 맛볼 수 없던 장쾌한 장면을 연출한다. 장태산을 뒤덮고 있는 메타세쿼이아는 빙하기 때 번성했던 종류로 화석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 나무가 현세에도 자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1941년에 중국 양자강 상류 마타오치강에서 산림공무원이 처음 발견함으로써 확인됐다고 한다. 메타세쿼이어의 화석은 미국·만주, 그리고 우리나라 포항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다.

전국에서 메타세쿼이아가 숲을 이루고 있는 지역은 청남대, 담양, 서울 월드컵공원 산책로 등이 유명한데 이들 명소도 장태산자연휴양림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일 뿐이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잎이 누렇게 물드는 가을도 좋지만 봄에는 나무 색깔이 연둣빛으로 싱그럽고 여름에는 짙푸른 초록이 하늘을 가린다. 가을이면 단풍 못지않게 나뭇잎을 노란색으로 물들이며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특히 '숲속의집' 부근에서는 수령에 따라 키 재기를 하듯 열을 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장태산자연휴양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는 '등산'이다. 숲속의집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장태산의 능선을 휘휘 돌아 어느새 등산길로 접어든다.

관광객이 원한다면 장태산휴양림에서 묵어갈 수도 있다.

숙박을 원할 경우 숲속의집·숲속수련장 등을 이용하면 된다. 이곳은 모두 146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방은 4인용부터 15인용까지 다양하며 숙박료는 1인당 성수기 1만8,000원, 비수기 1만5,000원꼴이다. /대전=글·사진 우현석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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