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경영계획 패턴 달라진다] 기업 싱크탱크 "전망보다 현안에 초점"

삼성·LG·현대경제연 등 성장률·물가 수치보다 사업부별 문제해결 우선

재계의 싱크탱크인 기업 산하의 경제연구소도 거시전망보다는 사업부별 현안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연구소의 성장률 등 보고서는 해당 기업들이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반드시 참고하는 자료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 이 연구소는 매년 하반기 실시해오던 내년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 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초에 성장률 전망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하반기에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연초와 6월 등 1년에 2회에 걸쳐 '세계 경제 및 국내 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간해 연초에는 그해 전망을, 6월에는 내년 전망을 발표해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하반기 경제 전망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담고 있어 삼성 계열사들이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 참고로 삼는 지표다.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연초에 이어 하반기도 경제 전망 작업을 중단했다"며 "특히 올 하반기는 경제 전망 자체가 더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성장률 전망치가 민간 경제연구소마다 비슷한데다 워낙 대내외 변수가 많아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그 대신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안에 연구인력을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유로존 위기, 가계부채 등 산적한 현안에 초점을 맞춰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치중한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연구소 관계자는 "워낙 현안이 많고 이 현안들이 경제와 기업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거시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미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삼성 각 계열사들이 거시보다는 미시적으로 자사가 처한 현안이 어떻게 될지 더 궁금해 하고 있다"며 "각 계열사들이 미시적 현안에 대한 분석을 요구해오면 이에 맞춰 연구 등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LG그룹의 LG경제연구원도 성장률 전망 등 거시 수치보다 대내외 변수가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 연구하고 있으며 현대그룹의 현대경제연구원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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