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은 홍수예방과 수질개선, 물 확보, 일자리창출, 지역경제 개발 효과가 크다. 야당의 반대는 2012년 대선에서 제2의 청계천효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여당)" "홍수예방과 수질개선을 하려면 지류와 소하천에 투자해야 한다. 물 부족도 4대강 본류가 아닌 산간 고지대와 섬이 심하다. 대통령의 업적을 만들려고 오만하게 밀어붙인다(야당)" 이명박 정부 임기 내 '22조2,000억원+알파(α)'가 투입돼 최대 국책사업으로 꼽히는 4대강 사업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이 갈등을 관리하는 역할은 고사하고 오히려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이제는 여야 모두 정치논리에서 평행선만 달릴게 아니라 경제, 환경논리 등 각론으로 들어가 차분히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수예방ㆍ수질개선 시각차 너무 커= 여당은 일시적 생태교란 가능성이 있지만 홍수예방과 수질개선을 위해 보 건설과 준설이 필요하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4대강사업의 신 전도사'로 나선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970년대에 댐을 쌓고 하구언을 막아 농업용수를 확보하면서 낙동강의 경우 (오염된) 퇴적토(모래포함)가 10m 이상 쌓였다"며 "보와 준설을 통해 수심을 6m 정도 유지해 물을 대량 확보함으로써 물 부족 시대에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제시대 당나라군이 금강을 통해 부여까지 쳐들어왔을 정도로 물이 깊었는데, 지금은 낙화암 앞에 나룻배도 못 들어온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은 16개에 달하는 보 건설과 준설이 지나치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특위 위원장인 이미경 사무총장은 "하구언 부분은 준설이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수백㎞를 계속 파내 남산의 8배 정도(13억톤)나 준설하면 생태계가 죽는다"고 지적했다. 이어"보를 대부분 높이 6m 이상(낙동강 보 8개는 평균 10m 안팎) 짓고 과도하게 준설해 물을 가둬 높으면 유속이 느려져 오히려 수질이 오염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여당은 생태교란을 줄이기 위해 공사를 2012년 상반기까지 공사시작 3년 만에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래야 하저 수중 생태계가 빨리 복원된다는 것이다. 반면 야당은 시화호에서 보듯 파괴된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다시 돈이 들어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야당은 또 앞으로 대운하 전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혹을 거두지 않고 있다. 물론 여당은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뛴다. 강 정비방향에 대해서도 야당은 4대강 본류보다는 지류ㆍ소하천 위주로 정비해야 한다고 본다. 홍수가 대체로 협곡이 많은 지류, 소하천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여당은 오는 11월에 (국가ㆍ지방) 지천관리종합계획을 입안해 내년부터 본류와 함께 지류, 소하천을 병행해 정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예산 투입규모가 '22조+알파(α)'로 늘어난다. ◇일자리 창출ㆍ지역경제 효과 이견= 여당은 34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4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78개 시ㆍ군ㆍ구에 걸쳐 지역발전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4대강 주변 215곳(129.4㎢)을 대상으로 자연경관과 습지, 갈대 군락지 등을 보존하고 친환경으로 개발하는 식이다. 일자리의 경우 현장투입 인력(농수산식품부와 환경부 시행분은 제외하고 국토해양부 시행분만 집계)이 지난 5월기준으로 하루 1만명을 돌파했고 앞으로 3만명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본사 근무 인원, 수문 제작 등 현장 외부에서 작업하는 인원과 자재 생산, 운반 등 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일자리를 합치면 더 많다는 설명이다. 반면 야당은 "부풀려진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 총장은 "현재 8조원 이상 들어간 상황에서 신규 일자리가 3,000개도 안되는데, 그나마 일용직이 2,700여개나 된다"고 주장했다. 또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법원 제출자료를 인용해 "100원을 투입하면 최대 25원밖에 산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논리가 지배해 타협이 쉽지 않아= 여야는 4대강사업을 놓고 대화와 타협보다는'모 아니면 도'식의 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여당은 2012년 총선, 대선 이전에 사업을 마쳐 물을 채우고 주변을 번듯하게 개발해 정권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원 총장은"참여정부 당시 세종시, 혁신도시 등 그많은 국책사업을 벌였는데 이젠 야당도 대통령에게 임기 중 국책사업 하나는 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이해를 구했다. 반면 야당은 이 사업이 정권의 신앙으로 자리잡아 예산 왜곡 등 부작용이 크다고 공격하면서도 내심 차기 대선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이 총장은"이제라도 속도전을 그만두고 차기 정권이 마무리해도 된다는 자세로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정치논리가 우선하면서 여야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종교계는 물론 적지 않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감사원이 이른 시일 내 4대강 감사결과를 내놓고 국회는 이를 참고하는 한편 국정감사와 예산심사 과정에서 해법을 차분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 야당이 주장하는 4대강검증특위를 정쟁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여권이 대승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9월 말 현재 전체 공정률이 25%(보 47%, 준설 29%)이고 이런 속도라면 내년 상반기에 보와 준설이 마무리되는 만큼 현실적인 접점이 요구된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4대강 현장에서 매일 야간작업을 무리하게 강행해 공정률이 당초 계획보다 11%, 3~4개월치가 초과 달성된 상태"라며 "이제는 마음을 연 채 소통하고 끝장토론을 벌여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사업을 보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