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사건 원인은 병사간 관계문제"

한민구 국방장관 후보 청문회
군당국 책임 회피 발언 논란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2사단 GOP(일반전초) 총기 난사 사건의 주요 원인으로 '병사들 간 관계문제'를 꼽는 등 군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을 29일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의 원인을 묻는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병사들과의 관계 속 '인화(人和)'의 문제"라고 답변했다. 이는 사고의 1차 원인을 군당국의 허술한 병력관리 시스템이 아닌 피해자와 부대원으로 돌리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후보자는 총기 난사 사건의 보완책으로 병력관리시스템 재검토 및 전방 근무 인력에 대한 방탄복 추가 지급 등을 제시했다. 그는 "보호·관심병사 관리를 포함한 병력관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는 등 종합적인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특히 (사고가 발생한) 22사단에 대해서는 올해 후반기부터 신형 방탄복을 지급한 뒤 (경계) 지역을 조정하거나 병력을 증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도발과 위협으로는 자신의 요구를 얻어낼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것"며 "한미 동맹을 더욱 발전시키고 대외 국방협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전작권 환수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는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전작권 전환 문제는 명분이나 자존심 문제가 아니고 국가 안위를 보장할 수 있는 체제가 어떤 것인가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또 "독자적인 정보감시와 정밀타격능력을 확충하고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 의원이 북한의 미사일 요격에 대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하자 "킬 체인과 KAMD로만 충분하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 대응 속에서 적절한 방법을 구축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MD)에 편입할 의사는 전혀 없다"며 "중국의 한국 MD 편입에 대한 우려 등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 측이 제주해군기지에 대한 원점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공사가 상당히 진척돼 있어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밖에 "군에 친북·종북 성향의 간부가 있느냐"는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극소수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는 7월 7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8일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9일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10일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명수 후보자와 이병기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등 최대 4∼5명을 낙마 리스트에 올려놓은 반면 새누리당은 9명의 후보자 전원을 통과시키겠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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