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得보다 失이 큰 금리인상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5%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12일 콜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4.4%로 예상했던 한은은 상반기 내수와 수출 모두 기대 이상으로 호조를 보이고 설비 및 건설투자도 호전돼 전망치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앞으로도 경기상승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의 분석대로 우리 경제는 최근 회복세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 역력하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화가치 상승 등 비용요인이 악화되고 있기는 하나 세계 경제의 상승세 지속, 북핵 리스크 완화, 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의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경제주체의 소비심리 개선 등 대내외 여건이 긍정적이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물가가 불안하다. 지난 6월 생산자물가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2.7%나 뛰었다.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이는 하반기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이 미칠 게 분명하다. 하루에 1조원씩 불어나는 과잉 유동성에 따른 자산 버블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을 줄이고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잇따라 시사했다. 더구나 세계 각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영국은 지난주 인상했고 미국ㆍ일본ㆍ중국도 인상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무역협회 등 재계는 금리인상에 신중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인상 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금리인상은 무엇보다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원고(高)를 부추겨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외화 유입을 가속화하고 유동성 팽창을 더욱 부채질할 수도 있다. 기업과 가계의 금융비용 부담을 가중시켜 개인소비 위축을 초래하고 기업 채산성을 악화시켜 어렵사리 회복국면에 들어선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내일 열리는 금통위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