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드로잉등 대표작 최만린 회고전호암미술관에서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1세대 작가중의 주역으로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한바 있는 최만린 전 서울대 교수의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다.
18일부터 6월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조각 90여점과 드로잉 30여점 등 모두 120여점을 출품되어 최만린의 조각예술 43년의 변모과정을 한꺼번에 보여 준다.
최만린은 1958년 서울대 미대 조소과를 나온 후 자연과 우주의 생성 및 변화과정, 그리고 그 순환에너지를 표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출품작은 1958년에 탄생한 석고좌상에서 지난해 제작한 '0' 시리즈까지 총망라된다.
여기에는 70년대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쏟아져 나온 '태' 시리즈와 80년대 후반에 선보인 '점' 시리즈도 포함돼 있다. 최씨는 특히 89년 이후 '0' 시리즈의 브론즈 작품을 줄줄이 제작하고 있는데, 이번에 출품되는 관련 조각만도 35점에 달한다.
작가는 해방 이후 국내 대학에서 설립된 미술교육을 받은 첫 세대 작가로서 그는 일제 강점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서구미술을 수용한 스승, 선배 세대들의 뒤를 이어 한국의 현대조각을 이끌어 나가는 구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최만린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당시에 한국 미술계는 추상표현주의 혹은 엥포르멜의 뜨거운 열기가 대단했지만, 작가는 그런 사조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한국적인 미학의 추구에 관심을 가졌다.
자연과 우주 운행원리를 추구하는 동양정신을 작품에 구현하는 데 앞장선 것이다.
한국의 전통가면을 석사학위 논문의 주제로 다룬 그가 한자 이미지를 형상화한 '천ㆍ지ㆍ현ㆍ황' 시리즈와 남녀장승 이미지를 상징화한 '일ㆍ월' 시리즈를 차례로 내놓았다는 사실이이를 잘 말해 준다.
한국 현대조각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게 최씨는 다수의 공공조각품을 제작해 환경조각 발전에 한몫했다. 서울올림픽 기념조각 '서울의 만남'이나 독립기념관 '통일기념의 탑',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조형물 '태 82-40'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삼성문화재단은 최씨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는 강연회(18일오후 2시.삼성본관 국제회의실)와 작가와의 대화(24일 오후 4시 30분ㆍ갤러리 전시실) 등 부대행사를 마련한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 4시, 6시에는 전시설명회가 있으며 토요일에는 외국인을 위해 영어와 일본어 설명도 곁들여진다.
초등학교저학년 대상의 어린이 조각교실은 26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개설된다.
관람료는 어른 4,000원, 초중고생 2,000원. 인근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구본창 사진전'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02) 771-2381.